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총선과 별도로 내년 상반기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선거 유불리에 따른 정쟁을 줄여 개헌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내년 3~4월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김태년 민주당 개헌추진단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추진단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총선과 최대한 거리를 둬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합의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그동안 개헌이 성사되지 못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국민투표가 자기 정당과 세력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계산했기 때문"이라며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유불리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두는 게 개헌을 이루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연말까지 공감대를 만들고 개헌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내년 3~4월까지 합의안이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일정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국회 논의와 학계·전문가 제안을 정리하고 동시에 각 정당, 시민사회단체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통령 연임 문제를 이유로 개헌 논의를 미루지 말라고 촉구했다. 김 단장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헌을 통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명백히 밝혔기 때문에 의심으로 인한 걸림돌은 제거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김민석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에 지도부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났다면서 "연임 문제만 해결되면 당연히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는 말씀을 다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기자회견 후에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지만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정성을 다해 개헌을 성사시키도록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추진단은 국회 차원의 논의 기구부터 만들자고 제안했다. 백혜련 수석부단장은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4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헌법은 그대로 머물러 있다"며 "국회 차원의 즉각적인 개헌특위 구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다 함께 참여하는 특위를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개헌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수석부단장도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가 만들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헌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개헌 과제로 ▲5·18부터 부마항쟁까지 헌법 전문 명기 ▲국민이 합의하는 권력구조 개혁·정치제도 개선 ▲품격 있는 기본사회·사회권적 기본권 반영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제 말꼬리 잡기보다는 진지한 개헌 논의로 전환할 때"라며 "개헌의 본질도 민생 개헌, 국민 통합 개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헌법 전문에 새길 대상으로 4·19혁명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을 명시했다. 그는 "국민께서 쟁취하고 지켜내신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헌법에 분명히 새기겠다"고 말했다.

개헌 범위에 대해서는 합의 수준에 따라 조정할 여지를 뒀다. 김 단장은 "제기된 여러 사안을 모두 논의하고 담아서 개헌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개헌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최대한 합의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