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인용한 게시글의 작성자가 과거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멸칭을 써 온 사실이 알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유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범여권 통합' 메시지를 강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밤 X에 '대통령의 친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가 어제 X 친구 글을 인용한 것을 계기로 빚어진 논란은 여러 면에서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논란은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개혁 성과를 정리한 지지자의 게시글을 인용하면서 불거졌다. 이 대통령은 "위로가 많이 된다", "더 개혁해서 나은 세상을"이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은 공기업 통폐합과 검찰청·보완수사권 폐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 인공지능(AI)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이 대통령의 개혁 성과로 열거한 내용이었다.

해당 작성자가 과거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등 멸칭을 사용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기자회견에서 여권 내 지지층 갈등에 대해 "우리 모두는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 "누군가를 멸칭·혐오하거나 증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한지 하루만에 멸칭을 사용한 계정을 인용한 셈이 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익명 글의 인용은 표현된 글 자체를 인용하는 것이지 글 작성자의 모든 주장과 글을 지지 옹호, 동조,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용글 작성자의 다른 글로 상처받는 분들이 있다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용글은 삭제했다.



이 대통령은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며 지지층에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이 평소 폭언에 멸칭 비아냥을 일삼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눈에 그 대통령이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대통령 친구의 거친 태도는 지지와 공감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대통령을 향한 혐오 선동의 소재, 비난의 이유와 명분이 된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에 대해 "멸칭 정치와 갈라치기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혐오와 증오의 생태계를 만들고 조장했던 사람들은 대통령의 말씀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문제를 외면, 방치, 이용했던 상당수 민주당 정치인들도 뼈저린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