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전격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한지 20일만이다. 이로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데 이어 2기 개각 인사들 중 두 명이 연속 낙마하게 됐다. 김 후보자는 신약 로비 의혹,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모임 대표 이력 등으로 야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김 후보자는 "어제(18일)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제 부족함을 성찰하겠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후보자 한 명의 낙마를 넘어 현 정권의 반복되는 인사 실패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김 후보자 사퇴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자 낙마자는 벌써 다섯 명째에 달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부정 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에 이어 인사가 부동의 2위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청와대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집중 부각된다. 이 대통령도 18일 회견에서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해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 이 대통령의 협소한 인재풀이다. 그리고 이와 맞물린 보은인사, 폐쇄적 인사 스타일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이 대통령은 검정고시를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리더다. 그래서 폭넓은 인맥 형성이 어려웠다. 사법연수원 동기와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교류한 사람들, 경기도지사 때 함께 일한 소수의 관료 출신이 인적 네트워크의 기반이다. 정치에 늦게 입문해 여의도 인맥도 두텁지 않고, 민주당 대표에 오른 후에야 일군의 '친명' 그룹이 형성됐다. 현재 이 대통령 주변의 권력층이 대부분 이런 유형이다. 그러다 보니 보은성 인사가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출범과 함께 이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법조인들이 대거 요직에 기용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대통령실과 정부 기관, 국회 등에 진출한 이 대통령 사건 관련 변호인은 모두 14명에 달한다.
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비선 라인 존재 여부가 주목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권에선 정권 출범 때부터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대통령 최측근 개입설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 낙마한 용 ,김 후보자 지명도 누가 추천했는지를 두고 김 실장, 정 전 실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더구나 이 대통령이 모든 인사를 직접 챙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성남 인맥을 통해 추천된 인사 당사자를 이 대통령이 꼼꼼히 따져본 뒤 낙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청와대 공식 인사·검증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이자 리더십의 출발점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쓰기 위해서는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제해서는 안된다. 여당에 반대한 사람, 선거 기간 상대편에 서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원시한다면 인재풀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특히 후임 법무장관의 경우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관련해 오해를 살만한 인사는 곤란하며, 형사·사법 체계 개편과 검찰 개혁 마무리 작업 등을 잡음없이 추진할 인물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여권내 강경파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면 다른 진영 출신 인사 발탁에 대해 열린 자세로 지나친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 경제수장으로 보수성향의 정통관료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발탁해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약화된 국정 동력을 회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념과 진영을 벗어나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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