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으로 인사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층 결집과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통화하며 범여권 통합 메시지를 이어갔고 김 대표는 민생 정책과 지역 현안을 앞세워 추석 밥상머리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참석차 순방길에 오르기에 앞서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 청와대는 추석 안부와 덕담을 나누면서 국정 현안에 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국정 운영과 국민 통합을 위한 여러 의견을 경청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이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여권 내부의 갈등 해소를 호소한 데 이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핵심 지지 기반인 진보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나타나자 여권 내부를 봉합하고 전통 지지층을 다시 끌어안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갤럽이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7%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진보층에서도 57%에 그쳤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이전에도 이른바 '왼쪽 챙기기'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그동안 왼쪽을 너무 안 챙겼다"며 진보 진영을 더 폭넓게 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AI미래기획수석으로 발탁했으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대통령 정무특보로 기용했다. 양대 노총과 시민사회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는 등 진보층과의 접점도 넓혀왔다. 다만 용 후보자는 의혹이 잇따르자 이달 13일 자진 사퇴했다.
김 대표는 인사 논란과 거리를 두고 민생 챙기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이후 나흘째 해당 사안에 대해 별다른 공개 언급을 하지 않은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AI 시대 품격사회·격차해소 민생안정 추진위원회'(품격민생위)를 출범시키고 "우리 당의 모든 활동은 품격사회를 향해서 가야 한다"고 했다. 당내 여러 특별기구 가운데 품격민생위를 민생 정책 총괄 기구로 두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최근 일정도 민생에 맞추고 있다. 그는 전날 당 유튜브 방송에서 "이제는 모든 힘을 민생과 정책, 현장에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가급적이면 매일 아침 현장에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방송에 앞서 새벽 첫차가 출발하는 시내버스 차고지를 찾아 버스 기사와 운영업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경기 의정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초심과 겸손으로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현안 챙기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시청에서 박찬대 인천시장 등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사업을 논의했다. 취임 이후 세종을 시작으로 충남·전북·충북·강원·대전·경기를 거쳐 열린 8번째 지역 예산정책협의회다. 인천시는 이 자리에서 핵심 국비 사업 12건과 법령 제·개정 과제 7건, 주요 현안 사업 12건에 대한 당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예산정책협의회에 이어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정도 잡았다. 추석을 앞두고 지역 예산과 생활물가 등 민생 현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사 논란 이후의 민심을 다잡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9.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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