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편의점·장보기·쇼핑 입점망을 활용해 24시간 배송으로 새벽 소비를 끌어들이며 생활 커머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편의점과 장보기·쇼핑 서비스를 기반으로 24시간 배송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음식 배달 중심 서비스에서 생활 커머스로 영역을 넓히며 새벽이라는 '비어 있는 시간대'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기존 커머스 입점망의 가동 시간을 늘려 음식 배달 앱을 24시간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3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24시간 운영을 시작한 8월 셋째 주 오전 3~6시 편의점 4사 매출은 직전 주 대비 평균 50%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오전 0~4시 편의점 인기 카테고리는 과자·디저트·아이스크림이 가장 많았다.



새벽 소비는 식사보다 간식·음료 등 즉시 소비할 수 있는 상품에 집중됐다. 늦은 시간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한 음식 주문에서 벗어나 편의점에서 소량 상품을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수요가 새벽까지 배달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배달앱 이용 목적이 점심·저녁 중심에서 하루 전 시간대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이 새벽 배송을 확대할 수 있었던 기반은 기존 커머스망이다. 배민 장보기·쇼핑 입점 매장은 2022년 2200여개에서 지난 4월 약 2만4000개로 11배 늘었다. B마트 등 퀵커머스 운영 경험을 통해 상품 구성과 주문 수요를 관리해온 것도 자산이 됐다.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하기보다 기존 편의점과 장보기·쇼핑 매장의 운영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24시간 배송에 나선 셈이다.

업계는 새벽 시간 확보가 배달앱의 역할을 식사 주문에서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편의점 상품을 주문하기 위해 앱을 찾은 소비자가 B마트나 장보기·쇼핑 상품을 함께 살펴보며 교차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배달앱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기존 이용자의 앱 체류 시간과 구매 횟수를 늘려 24시간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맞벌이 증가 등으로 시간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퀵커머스는 상품이 아닌 시간을 사는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며 "배민이 확보한 편의점·장보기 네트워크는 고객 접점을 24시간으로 넓히는 플랫폼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2025년부터 편의점 등 입점 셀러의 운영 시간을 점차 확대해왔으며 지난달부터 일부 지역에서 24시간 상품 주문이 가능해졌다"며 "새벽 시간대 주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운영 시간 확대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