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농지 전수조사 관련 글/출처=이재명 대통령 엑스(X)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자 여야가 추석 연휴 첫날 24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투기와 농촌의 관행적 위반을 구분하겠다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농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농지 전수조사 관련 글을 공유하며 엑스(X)에 "농지투기 방지와 제대로 된 농지활용을 위해 농지전수조사는 꼭 필요하다"며 "저항과 반발 때문에 모든 정부가 회피했지만 저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농지투기를 위해 '농사짓겠다고 신고하고 산 농지'를 땅값 상승만을 기다리며 방치하거나 불법임대하는 경우 강제매각시키라는 것이 국민과 국회가 정해준 법"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 대상을 둘러싼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단 오해는 말아달라. 농사를 짓다 고령으로 못짓는 경우나 상속받은 농지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농지투기 하는 분들이 정부와 저를 공격해서 자신에 대한 투기제재를 무산시키기 위해, 비대상자들을 자기편에 세우려고 거짓말로 선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걸리면 땅을 당장 팔아야 한다, 농지값이 폭락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성실한 농민이 억울한 일을 겪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내대변인은 "투기와 농촌 현실에서 생긴 일반적 위반은 다르다"며 "이번 조사는 이러한 투기를 걸러내고 농지가 실제로 농사짓는 분들에게 돌아가도록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헌법은 국민의 '재산권'도 명시하고 있다. 우리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이 농민 땅 마음대로 뺏어도 된다는 규정은 없다"며 "이 정도 집착이면 '농지 수탈'에 진심"이라고 적었다. 장 대표는 "농지 투기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공격하고 선동한다고 한다. 국민 갈라치기, 이제 지겹지도 않은가"라며 "농지 전수조사와 강제 매각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전수조사는 이 대통령이 지난 2월24일 국무회의에서 대대적인 조사를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헌법 제121조는 국가가 경자유전 원칙을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도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사람의 농지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정부가 지난 5월 시작한 농지 전수조사는 1996년 1월 이후 취득한 농지 약 136만헥타르(㏊)의 소유·이용 실태를 확인하는 사업이다. 이 조사는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불법 전용 여부 등을 살핀다. 정부는 행정정보와 항공사진을 활용한 기본조사를 7월 말 마무리했고, 8월부터는 조사원이 현장을 확인하는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조사에서는 1013만필지 가운데 27.0%인 284만필지가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실제 위반 여부는 심층조사를 거쳐 가려진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강제매각은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에 근거한다. 개정 농지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이던 처분명령을 의무사항으로 바꿨다. 처분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가와 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가 이행강제금으로 부과된다.

처분명령이 의무화되자 농촌에서는 고령농이 이웃에게 맡긴 관행적 임대차 농지까지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번졌다. 장 대표는 이달 초부터 "'경자유전'이 아니라 '경자유죄'가 됐다"며 조사 중단을 요구해 왔다.

당정은 지난 21일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향 당정협의회를 열고 후속대책을 내놨다. 투기가 명백한 농지는 법대로 처분하되 상속 농지나 고령농의 휴경 농지는 농지은행 위탁을 조건으로 처분을 유예하고, 관행적 임대차는 양성화하기로 했다. 처분 유예와 양성화의 법적 근거를 담은 특별조치법도 연말까지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