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부진으로 기업 체감경기가 석 달 만에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연 3.00%로 오른 뒤 처음 나온 이번 경기 및 경제심리 조사에서 기업 규모에 따른 온도차가 뚜렷해졌다. 경제심리 전반은 개선됐지만 중소 제조업체의 자금사정 지수는 장기평균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렀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전월과 같았다. 제조업 대기업은 92에서 90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보다 21포인트 높았다. 제조업 자금사정 BSI의 장기평균(2003년 1월~2025년 12월)은 85다. 10월 전망에서도 중소기업은 71로 대기업(91)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평균 지표는 엇갈렸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에서 99.1로 0.5포인트 내렸고 제조업은 103.8에서 99.5로 4.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9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9.9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CBSI를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103.7에서 101.2로 2.5포인트, 중소기업이 99.8에서 94.4로 5.4포인트 내려 중소기업의 하락 폭이 두 배를 넘었다. 수출기업(108.5→104.3)과 내수기업(99.4→95.7)도 모두 하락했다. 자금사정 BSI만 보면 수출기업이 93에서 87로 6포인트 떨어진 반면 내수기업은 75에서 77로 2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에서는 자금사정이 반등을 이끌었다. 비제조업 CBSI는 98.9로 2.2포인트 상승했고 구성지수 가운데 자금사정의 기여도가 1.0포인트로 가장 컸다. 비제조업 자금사정 BSI는 81에서 83으로 올랐다. 다만 건설업은 72에서 70으로 떨어져 서비스업(85)과 대조를 이뤘다. 한은이 공표한 비제조업 통계에는 기업 규모별 구분이 없다.
박용민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전산업 CBSI를 두고 "석 달 만에 소폭 하락했으나 상승 추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제조업 하락 요인으로 조업일수 감소와 파업, 중동 전쟁 여파를 제시했다.
금리 부담이 먼저 닿을 곳은 한은이 이미 지목했다. 한은은 지난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6년 9월)'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은행 연체율은 약 15개월, 가계 취약차주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약 9개월 전후에 가장 크게 반응한다고 추정했다. 올해 2분기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은 10.39%로 가계 전체(0.98%)의 10배를 웃돌았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7일 3.00%로 추가 인상했다. 두 차례 인상 시점에 9개월을 더해 단순 계산하면 연체 반응이 가장 커지는 때는 내년 4~5월 전후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 진행돼 8월 27일 인상 이후 2~3주의 흐름만 담았다. 한은은 잔액 기준 대출금리도 인상 후 약 5개월 뒤에 가장 크게 반응한다고 추정했다. 9월 지표에 금리 효과가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장기평균을 16포인트 밑도는 중소 제조업체의 자금사정이 앞으로 늘어날 이자 부담을 얼마나 견딜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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