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국내외 증시가 'K자형' 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스1


고금리 환경에도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는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국내외 증시에서도 실적에 따라 'K자형' 양극화 장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KB증권에 따르면 S&P500 전체 종목 중 최근 한 달 평균 주가를 웃도는 종목은 26.4%에 그쳤다. 반면 반도체·장비 업종은 85%, 하드웨어·장비 업종은 76%에 달했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실제 상승세는 AI·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차별화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올해 3분기 S&P500 업종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컨센서스를 보면 정보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서비스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금리와 유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AI 관련 기업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도 AI 관련 성장주는 높은 이익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5일(현지시각) 장중 5.35%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향후 증시는 금리 인하 여부보다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이익이 늘어나는 기업을 선별하는 흐름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등 이익 개선이 확인되는 업종에는 자금이 몰리는 반면 금리 부담이 크거나 실적 회복 속도가 더딘 업종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모든 종목이 함께 상승하기보다는 상향하는 업종과 하향하는 업종이 동시에 나타나는 'K자형 증시'가 짙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오는 8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는 국내 반도체주 이익 모멘텀을 확인할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00조7000억원, 영업이익 106조9400억원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실적을 끌어올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경우 국내 반도체주 전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사진은 최근 한 달 삼성전자 주가 흐름.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다른 반도체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회복과 AI 서버 수요 확대가 실적으로 확인되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장비·소재주 전반의 이익 전망도 함께 높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비중이 큰 만큼 삼성전자 실적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높아진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고금리 환경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에서도 성장주가 선방하는 배경에는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견조한 이익 펀더멘털 기대가 있다"며 "유가와 금리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AI 관련주의 이익 모멘텀 우위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계기로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는 당분간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는 매크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상대적인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