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가 65년 만에 집행하는 군 사형을 생중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형 선고의 정당성과 별개로 처형 장면을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공화·민주 양당에서 동시에 나왔다. JD 밴스 부통령도 생중계가 실제로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방부 계획의 실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생중계되더라도 나는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8일 보수 매체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 인터뷰에서 2009년 포트후드 총기난사범 니달 말리크 하산을 군인들로 구성된 총살대가 처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겠다"며 중대한 범죄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도 생중계 계획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중계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육군 정신과 군의관이던 하산은 2009년 11월5일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32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현장에는 해외 파병을 앞둔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 하산은 2013년 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총살형 집행을 승인했으며 집행일은 오는 12월3일로 정해졌다.
미군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이후 65년 만이다. 군 총살형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탈영죄로 처형된 에디 슬로빅 이등병이 마지막이었다. 헤그세스 장관의 말이 현실이 될 경우 1936년 켄터키주에서 이뤄진 교수형 이후 미국 내 공개 처형은 90년 만이다. 당시에는 군중이 현장에서 지켜봤지만 이번에는 영상으로 실시간 공개한다는 점이 다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반발이 거세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하산이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공개 처형은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국가에서나 벌어질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잭 리드 상원의원은 생중계가 테러 조직의 선전과 조직원 모집에 악용될 수 있다며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도 공개 처형 계획을 비판했다.
사형 집행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하산이 민간 연방법원에 인신보호영장을 청구하면 집행이 연기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총살형이 정당한 처벌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생중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관련 질문을 국방부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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