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해외건설 신(新)전략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해외투자개발형 사업 투자지원체계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취임 후 첫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통상 네트워크를 다변화해 우리 경제의 외연을 확대하는 한편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전략펀드는 국내 기업의 사업수주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해외 인프라 시장이 투자개발형 사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투자지원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마련했다.
정부는 재정 1조원을 마중물로 국내외 자본을 결집해 총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개별 사업 중심으로 짜여 있던 지원체계를 정부 간 협력 등 국가별·지역별 공동투자 플랫폼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패키지형 수주'를 확대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사업의 기획·시공부터 준공 뒤 유지보수까지 한꺼번에 따내는 방식이다. 2018년 한국도로공사와 SK에코플랜트가 수주해 2023년 개통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가 대표적이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민관이 협력해 투자·건설·운영을 한꺼번에 따낸 사례다. SK에코플랜트와 한국도로공사가 16년간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맡는다.
패키지형 수주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자재 납품과 장기 유지보수 참여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통상, 공급망, 실물금융 '3대 분야'의 주요 대외경제 리스크와 대응 방향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이 부총리는 "지난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4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라며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며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6월(497억3000만달러)에 이은 역대 2위다.
다만 이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인 만큼 대외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분야에서는 대미 통상 현안과 유럽연합(EU)의 산업보호 조치 강화와 무역 블록화 심화가, 공급망 부문에서는 중동전쟁이 장기화와 미중 갈등 리스크가 언급됐다. 실물·금융 분야에서는 ▲글로벌 고금리 ▲주요국 재정 리스크 ▲인공지능(AI) 투자 조정 가능성 등이 잠재 위험으로 지목됐다. AI 투자가 줄면 국내 경기를 견인하는 반도체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정부가 경제원팀으로 대외 불확실성에 흔들림 없이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리스크를 선제 점검하고 시장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상외교 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이어가기 위한 후속 조치에도 나선다. 지난 6월 이후 유럽·몽골·남미·중앙아시아 등 주요 국가들과 경제 분야 양해각서(MOU)를 추가로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후속 협력 과제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다음달 열릴 예정인 한-인도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인도 내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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