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평균 8년이 걸리는 군의 드론 획득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일본이 우크라이나 방산 기업과 손잡고 저가 요격 드론 확보에 나선 사례도 거론되며 북한 드론 위협에 맞선 우리 군의 대응 전략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일본은 우크라이나의 '스카이폴'이라고 하는 회사에서 'P1-SUN'이라고 하는 저가형 요격 드론을 대당 2000달러(약 300만원)에 도입해 생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우리보다 안보 위협이 적은 일본도 우크라이나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받으면서 준비하고 있는데 방사청은 준비가 전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의 전투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면서 적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는 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했다"고 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방위성이 스카이폴과 요격 드론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물량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2~3주마다 새 기능을 갖춘 드론을 내놓는다며 일본이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일본은 지난 6월부터 독일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우크라이나 안보지원·훈련사령부(NSATU)에 자위대원 4명을 보내 새로운 전쟁 양상을 익히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2024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이후 검토했던 우크라이나 전황 모니터링단을 보내지 않았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데 항의하는 차원에서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성 의원은 또 북한이 러시아 자폭 드론 '란셋'을 바탕으로 '금성' 계열 자폭 드론을 만들어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군 1만여명이 '옐라부가'라고 하는 러시아 드론 공장에 가 있다"며 "훈련 수준이 아니라 실제 작전을 하면서 경험을 체득하고 전술까지 지금 다 습득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군의 드론 획득 기간을 문제 삼았다. 그는 "드론을 결정하고 구입하는 데까지 드는 기간을 일반 무기에 맞춰 길게 가져가는 방식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소형 정찰 드론이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6년 9개월이 걸렸고 드론·무인기 사업은 평균 8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일반 무기 사업(13~15년)보다는 짧지만 우크라이나는 소요 결정 기간을 평균 11년에서 18개월로, 소모성 무기는 6개월로 줄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2024년 한 해 소형 공격 드론 220만대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론은 훈련에도 쓰는 소모성 탄약에 가까운 만큼 소요량 계산 방식부터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가 저가 소모성 드론을 2만대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이게 훈련과 실전 소모량에 비춰 맞느냐에 대한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가 무기 위주의 연구개발(R&D) 관행도 꼬집었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비의 절반 이상이 고가 무기에 들어간다며 "우리가 굳이 최고급 명품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이 전파 교란(재밍)을 피하는 광섬유 드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ADD의 드론 연구 과제 19개 가운데 광섬유 드론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참의장 답변과 달리 사실 실질적인 진도는 안 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대표는 우크라이나가 전쟁 과정에서 부품 국산화 업체에 3~10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보장했다며 국산 소형 드론 부품에도 이런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드론작전사령부에 작전 지휘권이 없어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며 정부 차원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군의 '드론관(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드론 자체가 변칙적이고 하이브리드적인 새로운 상황에서의 전술 무기라면 드론 전략과 구매 결정 방식, 소요 산정 방식과 획득 시기 등 이 모든 것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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