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사실상 도입을 지시한 임신중지약 미프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임신중지 관련 입법 공백이 여전한 가운데 미프진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5선·비례)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식약처 대상 국감에서 "낙태죄에 대한 입법 공백 상태에서 여성의 신체적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할 때 태아생명권을 박탈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에 의한 법률로만 가능하다"며 "행정명령에 의한 낙태 약물 허가는 위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식약처는 약물 낙태 허용 범위에 대해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냈었다"며 "입법 공백 상태에서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원칙을 바꾼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14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에 미프진이 허용되지 않아서 여성들이 해외 직구해서 복용하는 모양"이라며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는 내년 1분기부터 임신 9주 이내를 대상으로 임신중지약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입 초기 2년간 병원에서 처방과 조제를 함께 진행하고 이후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 의사 처방과 약국 조제를 병행할 예정이다.
미프진은 임신 유지에 필요한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의 임신중지약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대약품이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미프진은 사후피임약과 달리 이미 성립한 임신을 중단하는 데 사용되지만 과다출혈과 패혈증 등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3선·경북 영천시청도군)은 "미프진 직접 사용 여성들의 부작용 비율이 11%에 이른다"며 "10명 중 1명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다는 보고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젊은 여성들이 (미프진을) 불법적으로 처방받는 것은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라며 "안전성의 우려를 고려해서 좀 더 합법적인 방법으로 여성들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미프진 도입 추진 배경을 밝혔다.
미프진 도입을 위해서는 임신중지 방법을 수술 중심으로 규정한 현행 모자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자보건법 제2조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태아와 그 부속물을 인공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시키는 수술로 정의한다. 같은 법 제14조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 사유만 규정한다. 국회는 2019년 4월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자기낙태죄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현재까지 대체 입법을 하지 못했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달 18일 발간한 '미프진 허용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모자보건법 제2조에 약물 또는 수술 등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방법에 의한 임신중지가 포함되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자보건법 제14조와 관련해서는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에 관한 조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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