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로고. 한국문학번역원은 앤트로픽의 저작권 침해 소송 관련 보상 대상 목록에서 한강·황석영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 21종을 확인했다./로이터=뉴스1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한강·황석영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 21종을 AI 학습에 무단으로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 작품은 앤트로픽의 저작권 침해 소송 관련 보상 대상 목록에 포함됐으며 해당 작가들도 배상금 청구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17일 소송 합의 사이트에 공개된 보상 대상 도서 목록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 21종을 확인해 해당 작가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목록에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 외 2종과 황석영의 '손님',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이 포함됐다. 김영하의 '빛의 제국' 외 3종과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외 2종도 보상 대상에 올랐다. 김숨의 '한 명',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등도 목록에서 확인됐다.



앤트로픽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불법 다운로드한 도서를 AI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이후 올해 7월 총 15억달러(한화 약 2조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체 보상 대상 도서는 약 50만종이며 작품당 배상금은 약 3000달러(약 435만원) 수준이다. 국내 작가들도 배상금 청구 절차에 참여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번역원은 저작권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해당 작가들의 보상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번역원 관계자는 "작가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시 법적 조치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도 AI 기업의 저작물 이용 내역 공개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전날 호소문을 내고 해외 AI 기업들이 학습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도서를 대량 구매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저작권 보호를 촉구했다. 출판인회의는 "책이 없으면 AI도 없다. 정작 책을 만든 사람들은 자신의 작품이 언제, 어떻게, 어느 AI에 쓰였는지조차 알지 못한다"며 "알 수 없으니 묻지도, 거절하지도,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