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캉이 보러 왔어요" "여기있다! 여기" 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 주변의 난간에는 부캉이의 등장을 기다리는 시민이 줄을 만들며 북새통을 이뤘다. 뜨겁게 내려쬐는 햇볕에도 시민들은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부캉이의 모습을 직접 담기 위해 기다렸다.
지난달 18일 처음 목격된 흑상어 '부캉이'는 한 달 넘게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머물렀다. 관련 게임과 코인, 소주 에디션까지 출시되며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캉이를 직접 보려는 시민들이 늘면서 하나의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처럼 범국민적 사랑을 받은 동물 스타로는 부캉이 외에도 국내 1호 자연번식 판다 푸바오와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있다.
'푸공주' '용인푸씨' 등 수많은 별명으로 불린 푸바오는 탄생과 성장, 중국으로 떠나는 이별의 전 과정에서 깊은 서사와 견고한 팬덤을 형성했다. 기자도 푸바오 환송식이 열린 지난해 4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배웅을 위해 에버랜드를 찾았고, 팬들과 함께 슬픔을 나눴다. 늑구는 올해 4월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다가 10일 만에 무사히 복귀했다. 늑구의 긴박했던 탈출과 생존기는 '자유의 상징'으로 주목받으며 BBC, 로이터, AP 등 주요 외신들까지 잇따라 보도했다.
대중이 동물 팬덤에 몰입하는 데에는 반려동물 문화의 확산, 심리적 위안이 필요한 현대인의 고독, SNS의 강력한 전파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인간처럼 자신과 얽힌 이해관계를 따질 필요가 없는 존재여서 생명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많아지고, 반려동물을 위해 지갑 여는 걸 주저하지 않는 이들이 떠받치는 펫코노미' 규모가 커질수록 동물팬덤에 열광하는 현상은 우리 사회에 더 자주 나타날 것 같다. 다만 부캉이에게 쏟아진 큰 관심과, 국민 다수가 나눈 애틋한 마음이 그가 바다로 돌아간 뒤 없던 일처럼 흩어져 버릴까 아쉽다. 부캉이와 교감하며 배운 공감의 힘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향해 똑같이 발휘돼 어두운 곳에 온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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