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이달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3%에 육박하지만 앞선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만큼 이번 동결이 금리 인상 기조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이후 첫 동결이다.
동결 배경으로는 연속 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를 점검할 필요성이 꼽힌다. 한은은 두 달 새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와 소비,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추가 인상을 서두르기보다 기존 긴축 조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도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자극 위험이 줄어든 만큼 환율 안정을 위해 금리를 서둘러 올릴 필요성도 낮아졌다. 반면 두 차례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과 자영업자·중소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은 커졌다. 추가 긴축에 따른 경기 부담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물가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올라 8월(3.1%)보다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8% 올랐고, 석유류는 14.8% 급등했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가 사라진 점을 고려하면 9월 물가 오름세는 오히려 다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근원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 내외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은 이번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의 전환보다는 속도 조절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공개한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전체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당시 기준금리인 연 3.00%보다 높은 수준에 찍혔다. 연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연 3.50%도 6개로 집계됐다.
관심은 다음 달 26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로 옮겨간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11월 초에는 국내 10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국내 물가 흐름은 연내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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