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물관리·기상 기술을 활용한 라오스 재난 대응 체계가 구축됐다. 기후변화로 빈발하는 홍수와 산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관측망과 예경보 시스템을 확충하고 기관 간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농업환경부 기상수문국과 산업통상부 에너지국에 구축한 종합상황실 2곳의 합동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상수문국 상황실에는 남능강·세방히양 유역 홍수 예경보 시스템과 태풍 감시·예측 통합 플랫폼이 구축됐다.
라오스는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홍수와 산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유엔 라오스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7월3일부터 8월30일까지 열대 폭풍 마이삭과 집중호우 영향으로 전국 18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인원은 35만1538명, 사망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
조기경보 체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이 이달 공개한 라오스 기상수문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개 주 174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1%가 재난 조기경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관측과 예측을 넘어 경보를 실제 대응과 주민 대피로 연결하는 체계 구축이 과제로 꼽힌다.
이번에 문을 연 종합상황실은 강우량과 하천 수위, 태풍 이동 경로, 홍수 예측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통합 관제 거점이다. 기상수문국은 기상·수문 관측과 홍수 예측을 담당하고, 에너지국은 댐 운영 정보 관리와 기관 간 정보 공유를 맡는다. 이를 통해 관계기관이 위험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고 방류와 대피 등 대응 조치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코이카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라오스 남능강 유역 효율적 물관리시스템 구축 및 재해대응 역량강화사업'을 추진해왔다. 남능강 유역은 면적 약 1만6900㎢ 규모로 라오스에서 네 번째로 큰 유역이며 약 85만명이 거주한다. 수도 비엔티안이 남능1댐 하류에 있어 상류 유역의 강우와 방류 현황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이전에는 강우 관측소 6곳과 수위 관측소 5곳만 운영돼 예측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다. 코이카는 자동 관측소 33곳과 홍수경보소 10곳을 설치하고 실시간 수문정보 관리, 방류량 예측, 홍수 예경보 등 6개 물관리·재해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남능1댐 하류 약 182㎞ 구간에 대한 정밀 측량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침수위험지도를 작성하고 댐 비상대처계획을 수립해 하류 지역 침수 위험을 사전에 분석·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지 인력 양성과 협력체계 구축 역시 병행했다. 코이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댐 운영사 관계자 등 약 80명을 대상으로 한국 초청 연수와 현지 교육을 실시했으며 남능강 유역 6개 주가 참여하는 유역관리 조정 워킹그룹 운영을 지원했다. 관련 경험과 정책 제언은 라오스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유역관리 협력체계에 반영됐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비롯한 국내 엔지니어링·IT 기업 등 11개 기관·기업이 참여했다. 관련 계약 규모는 약 99억6000만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약 76%를 차지한다.
이정협 주라오스 대한민국 대사는 "이번 사업은 한국 전문기관들의 기술과 경험을 결집해 라오스의 홍수 대응 역량을 높이고 이를 현지 정부가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업 참여 기관과 기업들의 해외 물 시장 진출과 양국 간 후속 협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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