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한·미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막대한 투자금이 몰리면서 물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7~2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일 공개된 지난달의 FOMC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AI 투자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 전문위원은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가격발 물가 상승인 '칩플레이션'을 자극해 연준의 금리정책에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시차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경제전망에서 정보처리장비의 지난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13%로 1960년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낮출 수 있지만 단기에 걸쳐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생산성 개선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와 별개로 장기금리도 부담 요소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지만 장기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AI 투자에 나선 하이퍼스케일러(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장기 회사채 시장에서 국채와 자금 확보 경쟁을 벌이는 구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가산금리가 안정된 상태에서 투자 수요가 금리를 올리고 있다면서, 투자가 거품인지는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규모 자본이 중립금리를 올려 연준 입장에선 긴축 기조를 길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는 물가 상승과 하락 압력 없이 경제가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이다. 고금리가 다시 AI 투자를 압박하며 한국 경제에는 양면의 영향이 다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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