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촛불행동 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소추안 발의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국정감사 이후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안' 추진에 속도를 낸다. 지도부가 국정조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의 책임을 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범여권 강경파는 즉각적인 탄핵소추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막기 위한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7일 오후 1시30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작기소 특검법과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 등 다른 현안도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국감은 오는 30일 끝난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법을 국감 이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에서 조 대법원장의 국정조사와 탄핵, 조작기소 특검법 등 하나하나 검토를 다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는 여권 내부에서도 온도 차가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조사를 우선 검토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국정조사를 포함해 원래 생각한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송영길·이성윤 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3월 탄핵소추안 발의에 동의한 의원 103명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상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사법부 공세는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 유죄 판단이 무죄로 뒤집힌 뒤 더욱 거세졌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서 오 시장에게 선고된 1심의 벌금 1000만원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의 정치화가 국민의 사법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오 시장의 명태균 관련 의혹과 서울시정의 각종 위법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 등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제기된 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안 처리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12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지난달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주는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해당 조항을 뺀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원내지도부는 11월 본회의를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처리 일정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정조사와 특검법 추진이 본격화하면 여야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탄핵과 특검을 앞세워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재판 재개를 막고 공소 취소를 유도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권의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두고 "재판이 재개되면 곧장 끌려 내려올 판이니, 대법원장의 직무정지로 막아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헌법상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대상자는 헌법재판소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장 대표는 이어 "국민의 명령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라며 조 대법원장을 향해 "국민을 믿고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