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 안에서 '파워 게임'이 본격화하면서 세력이 갈라서고 다시 뭉치는 이합집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도 확장력이 있는 온건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보수신당이 창당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권영진·엄태영·김소희·박수민·서명옥 국민의힘 의원과 만찬을 했다. 오 시장은 전날에도 윤상현·김석기·신성범·이만희·김미애·조은희·조정훈·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만찬을 가졌다. 지난 23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 시장이 당시 법원을 찾았던 의원들을 초청한 자리다. 이틀간 참석자 대다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거리를 둬 온 의원들이다.
이 때문에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오 시장이 보수신당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오 시장 측은 법원을 찾아준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였다며 세력화 관측에 선을 그었다. 역대 국회에서 교섭단체(20석 이상)를 꾸린 제3당은 존속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단단한 양당 구도 속에서 신당론이 나올 만큼 국민의힘 당권파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비당권파는 현재의 당 노선으로는 서울·경기에서 확장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서울 48개 선거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37곳, 국민의힘이 11곳을 가져갔다. 경기 60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이 53곳, 국민의힘이 6곳, 개혁신당이 1곳을 차지했다.
보수 진영은 수도권 집값 문제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면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집값 급등을 거치며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표심이 보수 쪽으로 기운 점이 근거다. 오 시장은 이 선거에서 이겨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5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내홍으로 부동산 정책 등이 후순위로 밀린 점도 보수 진영에는 호재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천지 교인들이 조직적으로 입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할지를 놓고 계파 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조사에서 신천지 교인의 집단 가입을 확인했다고 밝히자 정청래 전 대표 측인 친청(친정청래)계가 결과 전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온건 보수파는 자칫 수도권을 민주당에 통째로 헌납할 수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 보수신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며 "반(反)장동혁 성향의 자칭 온건 보수파가 오 시장을 중심으로 뭉칠 경우 현역 의원만 최소 20명은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의 기성 정치에 불만이 큰 만큼 신당이 나오면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50명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상현 의원의 발언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 것으로 읽힌다. 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전날 만찬에서 '비행기' 삼행시로 건배사를 했다며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이고 상식적인 대안 보수의 비전을 당에 제시하고 공유하고 행동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며 "(보수 정당이) 다시 명실공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집권세력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와 양당제가 중심이어서 지역 기반이 없는 한 신당을 만들어도 생명이 길 수 없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11월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유죄가 나오고 이것이 확정돼 국민의힘이 선거비용 397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 11월1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에서 유죄가 나와 민주당이 '내란 정당' 프레임을 들고 나오면 이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개혁신당의 내홍도 변수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이기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경기 남부 출마 요청을 거부하고 전남 순천 출마 의사를 재확인했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의원이 6·3 지방선거 패배 등의 책임을 지고 지난 8월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의원은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 시장과의 만찬도 향후 협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의원은 당대표 시절부터 합리적 어젠다를 지닌 리더십과는 어떤 연대도 가능하다고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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