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광고 확산 속 일자리 감소와 창작 획일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LG생활건강 세탁세제 '피지(FiJi)' AI 광고에 활용된 탁구선수 신유빈 모습과(왼쪽) AI 기술을 활용한 동아제약 '가그린' 광고./LG생활건강, 유튜브채널 '동아제약 OFFICIAL' 캡처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광고를 흔히 접하는 시대다. 모델이 익숙한 제품을 소개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장면과 움직임에 시선이 멈춘다.

KBS와 국방부 등 공공 영역은 물론 금융권과 지방자치단체 홍보에서도 AI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세탁세제 '피지'(FiJi) 모델로 탁구선수 신유빈을 발탁하고도 실제 촬영 없이 100% AI로 구현한 광고를 선보였다.



이처럼 효율을 앞세운 AI 광고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장점 이면에 제작 현장의 일자리 감소와 창작의 획일화라는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일거리가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는 토로가 이어지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AI 광고라는 게 느껴지면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AI 활용 범위도 개별 광고를 넘어 제작 현장 전반으로 넓어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광고 현장 인력 10명 중 6명 이상이 실무에 AI를 활용한다. AI가 보조 수단을 넘어 제작 과정에 자리 잡으면서, 기획 방향을 AI 결과물에 맞추는 일도 생긴다.

이런 변화는 신인 배우와 모델, 현장 제작진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가상 인물과 AI 음성 합성 기술이 실사 촬영과 성우 녹음을 대신하면서, 프리랜서 촬영·조명 인력의 약 40%는 직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스튜디오 녹음과 촬영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광고 본연의 가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광고는 단순히 시선을 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브랜드의 개성을 담아 소비자를 설득하는 기획과 창의적인 표현이 핵심이다. 무작정 효율만 좇아 AI 결과물을 반복해서 쓰다 보면, 광고 특유의 색깔은 옅어질 수밖에 없다.

AI가 제작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유용한 도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대가가 일자리 감소와 창작의 획일화라면 마냥 반길 수는 없다. 사람의 치열한 고민과 손길이 지워지는 현실은 씁쓸하다. AI가 사람을 밀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창의성과 다양성을 넓히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