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2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보따리를 푼다. AI 시대 핵심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수익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의 과실을 주주와 나누는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총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4601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1.7%, 우선주 2.2%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 9월 30일이며 지급 예정일은 11월 27일이다.
이번 배당은 삼성전자가 지난 8월 제시한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미 집행했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하면 남은 환원 재원은 55조~75조원이다. 삼성전자는 잔여 재원을 현금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주주환원 정책은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전날 SK하이닉스도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약 100조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에 더해 60조원 규모의 추가 환원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전체 계획에는 30조원 이상의 현금배당과 60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투자로 거둔 수익 대부분을 주주와 공유하기로 했다. 3분기 배당은 주당 2만원으로,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투자 성과를 나누는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나머지 키옥시아 투자 수익은 올해 결산배당에 포함해 지급할 계획이다.
양사가 파격적인 환원에 나선 배경에는 AI발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이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테크기업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연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DS 부문 매출은 147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0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영업이익의 99.1%를 반도체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완제품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하이닉스 역시 메모리 호황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누렸다. 3분기 매출은 104조6155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83조333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79.7%에 달했다. HBM4와 서버용 DDR5,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익성 향상에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에 추가 상승 동력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대규모 현금이 주주에게 환원되는 데다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더해지면 주당 가치 상승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주가 흐름은 주주환원 규모 외에도 메모리 수요 지속 여부와 고부가 제품 경쟁력, 실적 성장세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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