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에 관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이주민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오해받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의 발언이 국무회의 생중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되면서다. 여권에 우호적인 언론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자 이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7일 밤 X(옛 트위터)에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 이 대통령 발언 비판 쇄도'란 제목의 한겨레 신문 기사를 지목해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내국인' 농업노동자에 대한 인건비 지원 방안 검토를 지시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한 기사였다. 이 대통령은 "전후 맥락상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도움은 되지만 '크게' 도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교 화법임이 분명한데도 '도움 안 된다'고 한 것으로 전제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28일 오후엔 다문화 가족 우대 문제에 관한 글을 X에 올렸다.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 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 되고 있다. 다문화 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성이 큰지, 폐지가 필요한지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공공산후조리원 입실 때 다문화 가족 산모가 국가유공자, 다자녀 가정과 같은 순위로 평가되는 걸 비판한 인터넷 게시판의 글을 인용했다. 이 글이 보수성향 2030 남성들이 많이 모이는 게시판에서 퍼온 것이란 댓글이 달리자 이 대통령은 "우리 편이 아니면 잘한 것도 비난해야 한다면 대한민국은 극단적 대결과 적대가 확장돼 미래가 어두워진다"고 재반박했다.

한국인 노동자가 농촌 일을 꺼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건 검토해볼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발언은 농촌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들릴 수 있다. 특히 대통령의 의도와 무관하게 외국인 노동자의 기여를 낮게 평가하거나 이들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비칠 소지도 있다. 둘째, 쌍둥이를 낳은 한국인 산모보다 다문화 가족 산모를 우대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치 역시 역차별 문제를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려 직접 쟁점화할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귀화자, 이민자 2세 등 이주배경 인구는 280만 명이 넘어 전체 인구의 5.4%에 이른다. 20,30대 인구 10명 중 1명은 이주배경 인구다.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들에 대한 대통령의 언어에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일수록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사 직접 견해를 밝히고, 이를 지적한 국민에게 재반박하는 글을 띄우며 논란을 키우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