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의 뿌리는 꽃과 열매를 지키기 위해 흙을 단단히 붙잡고 있어. 하지만 어린나무의 뿌리는 비바람과 태풍을 견디기 어렵지. 그 거센 바람 속에서도 어린나무들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건 어쩌면 주변의 큰 나무들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일 거야. 우리도 어린이들 곁에서 그렇게 든든하게 버텨주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
지난달 29일 별세한 '국민 아버지' 고 최불암이 생전 후원회장을 맡은 초록우산의 직원들에게 건넨 말이다. 초록우산 김선희 팀장은 2일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추도사로 이 말을 전했다. 김 팀장은 "후원회장님이 말씀하셨던, 어린나무를 지키던 큰 나무는 후원회장님 본인이었다. 몸소 보여주신 어린이를 향한 깊은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우산은 고인이 40년 넘게 몸담은 곳이다. 고인은 1981년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아동 입양 장면 촬영을 계기로 '전원일기', '보통사람들' 제작진과 함께 단체 후원을 시작했다. 1985년 전국후원회장을 맡은 뒤 41년간 국내외 아동복지 현장을 다녔다. 고인은 생전 장지로 가기 전 초록우산에 꼭 들러 달라는 뜻을 남겼고, 장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졌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어 이날 오전 9시에는 고인과 가족이 신자로 등록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열렸다.
염 추기경은 고인을 세례명인 '프란치스코 형제님'으로 부르며 "형제님의 푸근한 미소와 어진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고인의) 마음 안에는 이미 프란치스코 성인과 교황의 영성을 담고 살았으리라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고인이 세례명을 정할 때 아내 김민자씨의 세례명 '도미니카'에 맞춰 한 신부가 '도미니코'를 추천하자 고인이 "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좋아 프란치스코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장례위원장인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장례 미사 고별사에서 얼마 전 병상의 고인에게 "끝까지 정성껏 모시겠다"고 하자 고인이 고개를 끄덕였다며 "짧았지만 깊은 신뢰가 담긴 마지막 인사였다"고 말했다. 고인과 인연을 이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1939년생인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무대에 데뷔했다. MBC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으로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1년부터 14년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은 경기 파주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1939년생인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무대에 데뷔했다. MBC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으로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1년부터 14년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이끌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은 경기 파주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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