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2대1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대1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강민호가 끝내 눈물을 보였다. 프로 데뷔 23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야구 명가' 삼성 라이온즈도 12년의 기다림을 끝냈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2-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정상에 올랐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주장 구자욱은 공수에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5차전에서도 3회말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이어 디아즈의 안타 때 홈을 밟아 역전 득점까지 올렸다. 시리즈 내내 해결사 역할을 해온 그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도 공격의 물꼬를 텄다.

마운드에서는 원태인이 버텼다. 삼성의 토종 에이스인 원태인은 5차전 선발로 나서 초반 실점 이후 흔들리지 않고 KT 타선을 막아냈다. 타선의 대량 득점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은 일찌감치 우승 분위기를 굳혔다.

강민호의 경험, 구자욱의 해결 능력, 원태인의 에이스 역할에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더해지면서 삼성은 1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섰다.

12년 만의 우승은 삼성에 더욱 특별하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구축했지만 이후 오랫동안 정상과 거리가 있었다. 202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도 KIA 타이거즈에 막혔던 삼성은 두 시즌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규시즌 1위 KT까지 제압하며 2026년 가을의 마지막 승자가 됐다.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3회 희생플라이로 1점을 먼저 내줬지만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3회말 구자욱이 1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디아즈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아 단숨에 2-1로 역전했다. 최형우와 김영웅의 연속안타까지 터지며 3-1로 달아났다.

다급해진 KT는 선발 대니엘을 내리고 고영표를 올리는 강수를 뒀다. 고영표는 4회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지만 5회 활화산처럼 터진 삼성 타선을 막지 못해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승규가 실책으로 출루했고 구자욱의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디아즈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최형우, 김영웅, 이재현의 연속안타로 6-1까지 달아났다. 이어 고의4구와 상대 실책, 연속 안타 등을 묶어 5회에만 12명의 타자가 무려 8점을 뽑으며 11-1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1차전을 내주며 시리즈를 불안하게 시작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패배 팀의 우승 확률은 26.2%에 불과했다. 하지만 2, 3차전을 내리 잡은 데 이어 4차전에서는 사실상 불펜 데이를 선언했음에도 신인 장찬희의 4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3승 1패로 KT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결국 삼성은 5차전에서 타선이 폭발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1차전 패배 뒤 2~4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앞선 6차례 모두 우승했고, 삼성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베테랑 최형우는 2024년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삼성의 우승을 막아섰지만 올해 친정 삼성으로 복귀해 개인 통산 7번째 우승 반지를 꼈다. 박진만 감독은 현역 시절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에서 우승을 경험했지만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