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창/김상근]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에 놀람
한인 동포를 위한 인문학 강연차 LA로 갔다가, 마침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화제작 <오디세이>를 보았다. 개봉 첫날, 조조할인을 기대하며 영화관을 찾았지만, 엄청나게 비싼 입장료에 먼저 놀랐다. 내 첫마디는 "와이레 비싸노?"였는데, 참고로 나는 그냥 경상도 사람일 뿐이다. 내 두 번째 탄성은 "와이레 재미있노"였다. 2시간 52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구현한 미장센과 명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동시에, 약 3000년 전 호메로스가 쓴 원작과 놀란의 영상을 대비하느라 머릿속이 바빴던 탓이다. 나는 어두운 영화관에 앉아, 컴컴한 동굴 속에서 오디세우스 일행을 노려보던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처럼 눈을 껌벅이며 고대와 현대의 이야기를 오갔다.오호라! 오디세우스가 휩쓸렸던 바다처럼 광대하고, 칼립소의 섬에서 느꼈던 고통의 심연처럼 깊었던 호메로스의 통찰력을 담아 내기에는, 상영 시간이 너무 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