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부터 거의 10년간 미국 정치·사회를 좌우했던 '트럼프주의'가 황혼을 맞고 있다. 3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이 민주당에 크게 패하면서다.
트럼프주의는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자국 출신 국민을 우선하고 이민자·이주자를 배척하는 토착주의, 그리고 기존 정치권·주류언론·관료를 적으로 돌리는 반엘리트주의가 특징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에 맞춰 요란하게 관세전쟁을 벌이고 이민자를 내쫓았지만, 러스트 벨트(경쟁력을 잃고 쇠락한 옛 공업지대) 등에 사는 중산층 이하 국민의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지난 2월 트럼프가 일으킨 이란 전쟁으로 기름값·주거비 등 생활비가 오르자 실망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와 집회로 지지층 결집을 노렸지만 이런 팬덤정치의 약효는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트럼프주의는 원망·혐오 대상을 만들어준 덕분에 일부 대중에겐 심리적으로 '사이다 효과'는 안겼지만, 미국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해진 백악관, 생활고의 서민, 위태로워진 세계'로 일관하고, 트럼프 일가의 재산은 많이 증가한 반면 서민 삶은 제자리걸음을 하자 상당수 유권자가 등을 돌렸다.
그 결과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의회 권력을 손에 쥐었다. 민주당은 트럼프주의가 휩쓸려간 공간에서 좌파 성향의 민주사회주의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기미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타났다. 2024년 대선에서 진보이념인 인종차별·성차별,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 타파를 주장하는 '워키즘'을 내세웠다 패배한 교훈을 살려 철저히 생활 관련 공약을 앞세웠다. 전국민 단일건강보험제 신설(한국의 전국민 건강보험 격)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학자금 대출 탕감과 고교 무상교육, 그리고 임대료 인상 제한과 빈(오스트리아 수도) 모델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확대, 대중교통 무료 등 실질적인 생활개선책이 주류를 이뤘다.
그 결과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모두를 장악하고 의회 권력을 손에 쥐었다. 민주당은 트럼프주의가 휩쓸려간 공간에서 좌파 성향의 민주사회주의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런 기미는 이번 선거운동에서 나타났다. 2024년 대선에서 진보이념인 인종차별·성차별,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 타파를 주장하는 '워키즘'을 내세웠다 패배한 교훈을 살려 철저히 생활 관련 공약을 앞세웠다. 전국민 단일건강보험제 신설(한국의 전국민 건강보험 격)과 최저임금 대폭 인상, 학자금 대출 탕감과 고교 무상교육, 그리고 임대료 인상 제한과 빈(오스트리아 수도) 모델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확대, 대중교통 무료 등 실질적인 생활개선책이 주류를 이뤘다.

지난 대선이었다면 '경제불평등 해소'라는 이념적 용어로만 포장했을 공약을 이번에는 유권자의 가려운 부위를 찾아가서 긁어주는 구체적 생활공약으로 재배열한 셈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에 절망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선택할 이유를 제공해준 것이다. 여기에 이민자 보호, 복지 재원 마련 등을 위한 부유세(억만장자세) 도입, 그리고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그린뉴딜 등이 더해졌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이러한 생활정책 세트는 사실 민주당 민주사회주의자(DSA) 집단에서 시작됐다. 지난 1월부터 활동 중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의원 5선에 성공한 뉴욕주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그리고 미네소타주의 일한 오마르가 DSA 집단에 속한다. 이번에 미시간주 연방상원의원에 당선해 미국 무슬림으론 처음 연방상원에 입성한 압둘 엘사예드도 여기에 속한다. DSA는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 개혁을 주장하면서 장기적으론 경제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사회적 소유를 지향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정치 전략적으로 목소리를 낮췄다. 진보 생활정책 세트는 이제부터 입법 등을 거쳐 정책으로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민주당 내에서 강경 민주사회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겠지만 동시에 당내 온건파와의 갈등과 공화당의 반발도 커질 수 있다.
어쨌든 중간선거 결과 미국 국내에선 민주주의가 서서히 복원될 전망이다. 입법·사법·행정의 삼권분립을 바탕으로 하는 견제와 균형 시스템 속에서 법치주의와 합리주의가 함께 작동하는 정치체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전반부에 과도하게 확대된 대통령 권한은 의회의 견제 속에 제자리를 잡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으로도 민주당은 대통령의 군사작전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국방예산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란전을 포함한 중동전의 종전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접촉할 때마다 줄어들거나 중단됐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의회의 협력 속에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되, 종전을 위한 압박은 가중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는 나토를 비롯한 동맹 복원과 미·중 대결의 새로운 국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안보·경제 모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고, 트럼프는 여전히 현역 대통령이다. 이 때문에 의회가 예산·인사·입법 등으로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걸 막기 위해 거부권을 휘두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거부권 남발은 의회와 여론 무시로 보일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미 대화나 미중간 극적 합의로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고 시도하기가 쉬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트럼프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비정규전을 펼쳐왔기 때문에 예단은 금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반부는 시작부터 안갯속이다.
대외적으로도 민주당은 대통령의 군사작전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결의안을 통과시키고, 국방예산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란전을 포함한 중동전의 종전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접촉할 때마다 줄어들거나 중단됐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의회의 협력 속에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되, 종전을 위한 압박은 가중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는 나토를 비롯한 동맹 복원과 미·중 대결의 새로운 국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안보·경제 모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이고, 트럼프는 여전히 현역 대통령이다. 이 때문에 의회가 예산·인사·입법 등으로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는 걸 막기 위해 거부권을 휘두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거부권 남발은 의회와 여론 무시로 보일 수 있어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미 대화나 미중간 극적 합의로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고 시도하기가 쉬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트럼프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비정규전을 펼쳐왔기 때문에 예단은 금물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후반부는 시작부터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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