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데스크
[데스크칼럼] '기술유출=패가망신' 처벌 강화해야
주요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술유출 범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특허 기밀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고 전직 삼성전자 직원 A씨와 이를 활용해 거액의 특허 계약을 체결한 특허관리형법인(NPE) 대표 B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의 기밀을 유출한 직원은 대가로 100만달러를 챙겼다고 한다. B씨는 이 자료를 활용해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했고 3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지난해 말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0나노급 D램 국가핵심기술을 중국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에 유출한 삼성전자 전직 임직원 10명이 기소됐다. CXMT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D램 양산에 성공했다. 검찰 수사에서 CXMT가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의 D램 공정정보를 빼돌린 사실도 추가 적발됐다. 검찰은 해당 기술 유출로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가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술유출은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손실을 초래하는 중대 범죄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의 기술을 빼돌리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해외 기술 유출 범죄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 2024년 27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범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하면 3년 이상의 징역과 65억원 이하의 벌금을, 산업기술을 유출한 경우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처벌은 규정에도 미치지 못한다.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기술유출 범죄에서 징역이 선고될 경우 통상 1년2개월~1년6개월에 그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진지한 반성, 초범 등을 감경사유로 인정해 처벌 수위를 낮추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4년 3월 산업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은 징역 9년에서 15년, 국내 유출은 최대 징역 6년에서 9년으로 상향했지만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기술유출 범죄자들에 대한 실제 처벌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지켜봐야할 일이다. 첨단산업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안보를 해치는 기술 유출범죄에 온정을 베풀어선 안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을 어지럽히는 주가조직 행위에 대해 '패가망신' 수준의 단호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한국 산업과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기술유출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기술유출=패가망신'이라는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데스크 칼럼] '강북 지하고속도로' 기대보다 우려
재선을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북횡단 지하도시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한다.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루고 강북 주민의 표심도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재정 문제가 난관이다.강남·북 균형발전은 여야가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온 어젠다다. 정책의 연속성 면에선 리스크가 작지만 중앙정부와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오 시장은 시 예산 3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강북횡단 지하도시 고속도로는 성산-신내 나들목(IC)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약 22.5㎞ 구간의 고가를 철거하고 왕복 6차로 지하고속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지상에는 녹지 공간을 조성한다.서울시가 추정한 1단계 사업비는 3조4000억원. 내부순환로 하월곡-성동 분기점(JCT)을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 진행시 추가로 1조2000억원가량이 필요할 전망이다.오 시장은 "서울시 예산이 연 51조원을 넘기 때문에 사업 기간을 10년으로 가정해도 연 3000억원 수준"이라며 "전체 예산의 0.6%여서 부담이 어려운 규모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이는 추가 사업비를 제외한 추정 기준일 뿐인 데다, 교통 수요를 반영해 세부 사업계획을 세우고 향후 공사비 상승분도 감안할 경우 예산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서울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 정부 지원을 포기했다. 여러 전문가들도 이에 대해서는 대체로 말을 아낀다. 시는 민간 투자 유치에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예산 논란을 의식한듯 서울시는 해당 정책의 공개 전날인 지난 12월17일 '균형발전과 국가재정 효율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제도 개선 대토론회'를 열어 2019년 발표한 강북횡단선의 예타 심사 문제도 지적했다. 시는 현재 예타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 용역(사업비 40억원)을 진행하고 있다.국토교통 전문가들은 강남·북 균형발전과 지하고속도로 건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인프라 과잉 개발은 국토 전체의 불균형을 부추기고 '유인 수요' 효과에 따라 도로의 양적 증가는 교통 혼잡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도 분명하다.새로운 병목현상에 의한 정체 가능성, 그리고 화재·사고에 대비한 안전대책과 법 제도 마련이 철저히 준비돼야 하는데 긴 시간 동안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논의만을 반복하고 진전을 이루지 못한 데는 이러한 문제들이 있다. 해외 선진도시와 국내에 일부의 성공 사례가 있음에도 경부고속도로와 인천·대전 등의 지하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해온 중앙·지방정부는 번번이 현실화의 벽을 넘지 못했다.도시 인프라 정책은 정치 공약이 아닌 행정가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지하고속도로 사업을 공약한 바 있고 서울시장 후보로 예상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강북 지하고속도로 사업계획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전공 교수는 "강남·북 불균형이 불필요한 통행량과 가계비용을 늘려 도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면서 "영동대교 개발에 강북의 세금을 투자했듯 강북 지하고속도로 건설은 '공간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당위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의 고민이다. 교통보다 교육·의료·문화 인프라와 기업 인재 육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서울시 계획에 따라 강북 지하고속도로는 2030년 착공해 2037년 완공이 목표다. 다음 서울시장이 누가 돼도 임기 말에 이르러 가까스로 착공할 수 있는 일정이다. 인프라 사업의 특성상 지연 리스크도 예상해야 한다. 2009년 기본계획이 공개됐던 정책사업의 로드맵을 선거 6개월 남겨놓은 시점에 다시 추진하는 부분은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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