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작년 10월 말경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억대연봉의 외국계 금융회사 이사직을 제의받았습니다. 10년 남짓 국내 은행에서 파생업무를 담당하며 희망퇴직을 고려하고 있던 차라 회사에는 알리지 않은 채 비밀리에 헤드헌팅사를 통해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헤드헌팅업체로부터 우수한 국ㆍ영문 이력서 샘플을 제공받았고, 헤드헌팅업체는 제가 작성한 이력서를 일부 수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상대방 회사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서 면접까지 보고 올 초부터 근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1월 초 현재 다니던 회사에서 제가 팀장으로 승진발령이 나면서 연봉조건도 많이 나아지게 됐습니다. 저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게 됐고 결국 이직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헤드헌팅사와 상대방 회사 인사담당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출근하기로 한 날짜에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헤드헌팅사로부터 채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서 헤드헌팅사가 상대방회사로부터 받기로 한 수수료 및 위자료로 4000만원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소장이 날아왔습니다. 저는 위 금액을 헤드헌팅사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요?

A : 이 사안의 문제는 헤드헌팅사(인재소개업체)의 노력으로 구인기업과 후보자 사이에 채용계약이 체결된 경우 그로 인해 곧바로 후보자와 헤드헌팅사 사이에 위임 등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것인가에 있습니다.

주로 간부급 인재나 전문인력 등을 기업에 물색ㆍ소개해주고 그 채용계약을 돕는 업무를 목적으로 하는 헤드헌팅사가 구인기업의 의뢰를 받아 후보자를 물색ㆍ추천하고 면접을 주선하며 채용조건 협상에 참여하는 등의 용역을 수행하는 것은 구인을 의뢰한 기업과의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의 이행행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채용을 원하는 후보자가 헤드헌팅사에게 구인기업에의 지원의사를 밝히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 구인기업에 채용되기 위해 채용절차를 대행하고 있는 헤드헌팅사에게 그 절차에 응할 의사를 표시한 것에 불과할 뿐, 그것만으로 후보자가 헤드헌팅사에게 자신의 채용알선 또는 채용협상 등에 관한 어떤 권한을 위임했다거나 위임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헤드헌팅사와 후보자 사이에서 위임 등의 계약관계가 성립됐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헤드헌팅사가 구인기업을 위해 후보자를 채용함에 필요한 용역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후보자에게 사실상 도움을 주었다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위 용역계약의 궁극적인 목적인 채용계약의 성사를 위한 것이지 후보자에 대한 어떤 계약상 채무의 이행이라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헤드헌팅사와 후보자 사이에 위임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후보자가 헤드헌팅사에게 위 위임계약에 따른 부수적 채무로서 채용계약 체결 후 구인기업에 계속 근무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즉 헤드헌팅사와 후보자 사이에 특약이 없는 한 구인기업과 후보자 사이에 채용계약이 체결될 경우 후보자가 헤드헌팅사에 대해 구인기업에서 근무해야 할 계약상 또는 신의칙상의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고 후보자가 채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했다고 해 헤드헌팅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질문자의 경우 채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하기는 했지만, 헤드헌팅사에게 계약상 또는 신의칙상의 의무를 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헤드헌팅사가 구인기업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수수료 상당액을 질문자가 배상할 책임은 없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