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만큼이나 세월이 묻어나는 분위기를 예상하고 찾아간 이곳은, 예상과 달리 깔끔하고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2008년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다.
원래는 탁 트인 홀에 테이블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1층과 2층을 아울러 룸으로 꾸민 공간이 많아졌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한 식사를 원하는 요즘 고객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덕분에 조용하면서도 진지한 얘기가 오고 가는 비즈니스 다이닝에 더욱 안성맞춤일 듯하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식당 가운데 놓인 하얀색 수조. 얇게 깔린 자갈 위에 수초들 사이를 노니는 금붕어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특히 2층으로 올라가면 수조 위에 만들어진 룸이 인상적이다. 유리 바닥 아래로 금붕어들이 노니는 수조를 내려다볼 수 있어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
진기스칸요리를 내세우고 있는 이곳은 국수전골, 샤브샤브 등과 함께 오리고기, 곱창전골 등이 유명하다. 진기스칸요리라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국적인 음식을 처음으로 선보인 곳 인만큼 이곳 음식은 박승문 회장이 대부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직접 몇년간의 연구를 거쳐 개발한 요리들이다. 샤브샤브, 오리고기와 같은 메인 메뉴는 물론 요리에 쓰이는 양념이나 소스까지 모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들인 셈이다.
메뉴명부터 ‘진기스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샤브샤브는 여수에서 가져온 해산물을 우려낸 시원한 육수에, 최고급 한우를 얇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살짝 익혀 먹는 음식이다. 펄펄 끓는 육수에 야채와 고기를 데쳐 먹기만 하면 되는 샤브샤브에 무슨 특별한 음식 노하우가 필요할까 싶지만, 주방장은 “고기의 굵기를 마냥 얇게만 썰면 쉽게 바스라지고, 또 너무 굵게 썰어도 푸석푸석한 맛을 낸다”며 “샤브샤브 국물의 관건인 불조절에서부터 고기의 굵기까지 사소한 곳 하나하나에도 30년 주방 노하우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고 설명한다.
국물이 적당히 끓기 시작하자 서빙 직원이 직접 야채와 고기를 넣고 한접시를 담아 내놓는다. 고기와 야채를 적당히 집어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된다. 레몬향이 첨가된 양념장은 그 맛이 꽤 강한 편이어서 고기의 진한 맛과 잘 어우러진다. 맛이 너무 강하다 싶으면 야채로 담백한 맛을 살려가며 먹는 것도 좋다.
샤브샤브를 먹고 난 뒤에는 진하게 우려진 국물에 국수를 넣어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 직접 뽑았다는 부들부들한 국수 면발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새큼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당긴다.
점심시간 한끼 식사로 샤브샤브가 부담스럽다면 국수전골을 따로 주문하는 것도 괜찮다. 샤브샤브와 비슷한 듯하지만 고춧가루 양념이 들어가 더 붉은 빛을 띤다. 한국인의 입맛에 더욱 알맞은 얼큰한 국물이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라고.
3년간의 연구를 거쳐 완성됐다는 오리고기 또한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 주방장은 “몽골식 요리라는 특성을 살려 중국 지방의 요리법을 많이 참조해 만든 것으로 안다”며 “중국요리에 많이 쓰이는 향신료가 강한 편이긴 하지만 한국인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독특한 요리법을 개발해 술안주로 인기가 많다”고 소개한다.
주방장은 “갓 햇병아리를 넘긴 가장 좋은 산오리를 상처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검사 한 뒤에 손질을 거쳐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간다”며 “그만큼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고의 맛의 비결”이라고 거듭 강조햇다.
초벌 양념된 오리고기는 2~3시간 정도 말리는 과정을 통해 양념이 속속들이 잘 배일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다시 양념을 덧바른 뒤 다시금 2시간 정도 말리며 가장 맛있는 육질을 느낄 수 있도록 고기를 숙성시킨다. 이를 기름에 약하게 튀긴 뒤 다시 숯불 위에 구워 기름기를 쪽 빼야 완성. 그러니 꼬박 하루에서 이틀에 걸쳐 오리고기 요리 하나가 완성되는 셈이다.
오랜 정성을 들여 나온 오리고기는 기름기가 빠져 부들부들한 육질이 더욱 살아난다. 향신료가 강한 편이라는 주방장의 설명처럼 한입 베어 물자 중국 특유의 향신료 맛이 혀끝에서 살아난다. 그러나 맛에 비해 향신료 냄새는 없는 편이다. 약간 짭쪼름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있어 술안주로 좋을 것 같다. 실제로도 “술안주 용으로 가장 많이 나가는 메뉴”라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다.
가격은 샤브샤브 요리인 진기스칸이 1인분에 4만2000원(160g), 점심 인기 메뉴인 국수전골은 1인분에 2만5000원이다. 오리고기는 1/2마리에 3만1000원, 1마리에 6만2000원, 곱창전골은 4만5000원, 등심구이는 4만9000원이다. 가격대가 꽤 비싼 편이어서 가볍게 한끼 식사용으로 찾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하지만 시원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원조 샤브샤브’의 맛을 느낄 수 있으니 특별한 날 추억을 남기기 위한 외출 장소로 제격인 듯.
위치: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역삼역 방향으로 100m 직진 후 첫 신호등 국기원 사거리에서 우회전, 150m 좌측
영업시간 11:30~22:00
연락처 02-554-1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