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세제혜택 축소로 고객 감소 우려
‘13월의 보너스’ 줄면 보험 들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법개정안이 확정됐다. 정부가 세금부담 증가의 기준선을 당초 연수입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올리면서 극심했던 반발여론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어찌됐든 정부가 거둬가는 세금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세법개정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보험업계는 정부가 사적연금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음에도 취지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사적연금을 강화하는 정책보다 세금증가로 인한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어서다. 여기에 소득공제 혜택축소로 '13월의 보너스'가 크게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절세혜택이 강점이었던 상품에 대한 혜택이 줄어듦에 따라 고객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의료비에 대한 사적연금 강화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연금'에 대한 혜택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연금계좌에서 의료목적으로 인출 시 연금수령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다.
현행 연금수령의 조건은 ▲55세 이후 ▲가입일로부터 5년 경과 ▲연금수령한도 내 인출 등이다.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해 인출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으로 과세해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노령자가 의료목적으로 인출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수령한도를 넘더라도 연금소득으로 규정해 3~5%만 과세된다. 노령자의 기준은 65세 이상이다. 오는 2014년 이후 인출분부터 적용되며, 노후의료비 지출에 대한 세금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개편됐다.
정부는 또 연금저축의 연금외 수령에 대한 세율도 인하하기로 했다. 연금저축을 해약하거나 중도인출할 때 적용되는 세율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금저축을 해약하거나 중도인출할 때 통상적으로는 적립원천금에 대해 20%의 세율이 적용됐다. 이민이나 의료비 지출 등 부득이한 경우에 대해서는 15%의 세금이 매겨졌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통상적인 경우에는 15%, 부득이한 경우에는 12%의 세율이 적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후에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질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정부가 이 같은 개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줄어든 '13월의 보너스'
보험업계는 세법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직장인의 로망인 '13월의 보너스'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대표 소득공제용 상품인 '연금저축'의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보장성보험료(한도 연100만원)와 연금저축(한도 연400만원)에 대해서만 소득공제 혜택이 제공됐다. 그러나 2014년 이후 보험료 지출분에 대한 소득공제는 세액공제로 전환된다. 연금저축과 보장성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가 아닌 1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는 것.
이러한 개정안으로 인해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세금혜택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 FP센터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인적공제만 기본공제 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금까지는 연봉 3400만원인 사람이 연간 400만원의 연금저축보험료를 납입하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총 41만5750원이었다. 그러나 변경된 세법을 적용하면 총 58만7500원을 내야 한다. 연간 17만1750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표2 참조)
세금증가 기준선인 연봉 5500만원인 가입자는 어떻게 될까. 같은 기준으로 가정했을 때 지금은 318만2500원의 세금을 납부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341만5000원을 내게 된다. 연간 23만2500원을 더 내는 것이다. 또한 연봉 7000만원 이상인 사람은 현행 532만원에서 598만원으로 66만원을 더 납부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근로소득공제 금액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행 연봉 3400만원인 사람(연금저축 납입시)의 근로소득공제는 현행 1165만원에서 1035만원으로 줄어든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근로소득공제율이 바뀌면서 기본적으로 세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절세효과 축소는 보장성보험에서도 나타난다. 한화생명 FA추진팀에 따르면 연봉 1200만원 이하 소득자가 보장성보험의 소득공제한도 100만원을 납입하면 현행대로는 세율 6.60%를 적용해 6만6000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대로라면 이 가입자는 바뀐 세액공제율(13.2%)에 따라 13만2000원이 적용돼 6만6000원의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표1 참조)
하지만 연봉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 가입자는 현행에 비해 3만3000원을 적게 받게 되며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 가입자는 13만2000원, 88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가입자는 25만3000원, 3억원 초과 가입자는 28만6000원이 축소된다.
종합적으로 연간 근로소득금액이 6000만원인 가입자가 연금저축 공제한도 400만원, 보장성보험 공제한도 100만원을 납입하면 총 66만원의 세금을 더 납입하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액공제 전환으로 부담되는 세금이 늘어났다"며 "연봉 1200만원 이하 인구가 많지 않아 근로소득자 대부분의 세금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해답은 연금저축?
보험업계는 연금저축과 보장성보험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어들면서 상품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주목하고 있다. 절세효과를 노리고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절세효과가 줄었음에도 조금이라도 절세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연금저축 등 절세관련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험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연금보험 가입 전에 세제적격 상품과 비적격 상품 중 어떤 상품이 더 유리한지를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손해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적격연금저축을 통한 절세효과를 보지 않으면 세금이 증가하는 서민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절세와 안정적인 노후준비를 위해 적격연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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