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쉬센터 저장고는 사과나 복숭아의 경우 온도를 0℃ 내외로 설정하지만 수박은 수분이 많아 7℃로 맞춰져 있었다. 수박 저장고 온도는 다른 작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게 이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마트는 지난 1년간 첨단 저장 시설인 후레쉬센터에서 품종별, 기간별로 가장 이상적인 저장 조건을 찾기 위해 수십여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수박 등 과채류와 상추의 최적 저장 조건 데이터를 축적했다.
◆CA저장 통한 수박 당도 유지
후레쉬센터에서 맛 본 CA저장 수박은 풍부한 즙과 강한 단 맛이 느껴졌다. 이 수박은 지난주 비가 오기 전에 수확한 맹동과 고창지역의 당도 높은 수박(평균당도 12.5브릭스)을 첨단 신선식품 유통센터인 CA저장고에 저장한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수박은 장기 저장 가능한 사과나 배와 달리 수확 후 꼭지가 쉽게 마른다. 때문에 저온저장을 잘 하지 않거나 저장하더라도 기간이 3일 이내로 매우 짧다. 이로 인해 장마철이 되면 평균당도가 2~3브릭스가량 떨어져 일명 ‘맹탕수박’이 된다. 그나마 당도가 유지되는 수박은 가격이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CA저장 수박은 기존 대기조건인 질소 79%, 산소 21%, 기타 1%를 CA저장고를 통해 질소 85~92%, 산소 3~7%, 이산화탄소 5~8%, 기타 1%로 조절했다. 산소비율을 극도로 낮추면서 농작물이 나이를 먹는 시간을 거의 ‘정지’에 가깝도록 멈춘 것이다. 이로써 수박의 생육속도를 조절하고 노화를 억제했다.
이마트는 장마 기간 49일 중 가락동 청과시장에서 경매가 있었던 40일간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산지(고창)에 10㎜ 이하로 비가 온 33일과 10㎜ 이상 비가 온 7일간으로 나눠 수박 특상품(10㎏) 평균 경매가를 조사한 결과 건기 평균 가격은 1만8611원이고, 우기 평균 가격은 1만9448원으로 5%(837원)가량 가격이 더 비쌌다.
특히 고창 지역에 비가 50㎜ 이상 온 지난해 7월3일부터 5일까지 평균 가격은 2만1174원으로 7월8일부터 13일까지 비가 전혀 오지 않은 기간의 평균 가격 1만8557원보다 14.1%(2617원) 경매가가 급상승했다.
또한 장마철에 평균 당도가 2도 이상 떨어져 맹탕 수박이 되면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장마철 이전에 수박을 매입해 맛과 당도를 유지하면 기존 가격대로 수박을 판매할 수 있어 농가 수익에 큰 도움이 된다.
◆여름과일 외에 상추까지 가격 안정
후레쉬센터 CA저장고에는 1만통의 수박뿐만 아니라 장마철에 당도와 맛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여름과일 메론 1800통, 거봉 3000박스, 천도복숭아 5톤이 저장돼 있다. 이들 여름과일은 장마철이 되면 수박과 마찬가지로 당도와 맛이 떨어진다. 하지만 CA저장을 통하면 장마철에도 장마철 이전과 동일한 품질의 과일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는 후레쉬센터 운영을 통해 선진국형 농수산물 유통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농수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화뿐만 아니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품질 좋은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향후에도 CA저장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이상기온 등으로 급등락하는 과일과 채소를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