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전구 /사진=서울반도체


"다들 언젠가는 될거라고 보잖아요. 그게 언제냐가 문제겠죠."

지난해 한 증권업계 종사자와의 대화 중에 나온 말이다.

그가 언젠가는 될거라고 본다고 말한 시장은 LED(발광다이오드)다. LED산업, 특히 그 가운데서도 'LED 조명'의 경우 언젠가는 분명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가가 크게 뛸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았다.

게다가 지난해 백열전구의 수입, 생산, 판매가 중단되면서 LED 조명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는 높았다. 문제는 LED 관련주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이다. LED 조명시장의 개화를 위한 준비가 됐는데, 왜 대한민국 LED주들은 빛나지 않는 것일까.

◆ 전문가들 "경쟁격화… 가격하락 진행중"

서울반도체는 대한민국의 LED산업을 대표하는 회사다. LED 하나만 20년을 넘게 연구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5억4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7% 하락했다. 1조원을 돌파했던 매출액도 지난해엔 9393억1300만원으로 9%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98% 급감한 6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0%로 떨어졌다.


 

국내 LED대표주인 서울반도체와 루멘스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이러한 실적악화에는 LED가 아직까지도 일반화된 조명이 아니라는, 즉 LED 시장이 제대로 활성화 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중국발 저가 물량의 유입이라는 점도 있다. 중국업체들이 잇따라 LED 시장에 지출하면서 LED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서울반도체에 대한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내렸다. 또한 이 회사에 대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55억원에서 261억원으로 53% 하향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중국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LED패키징 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면서 실적 전망치의 급감 이유를 설명했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의견도 중립(Neutral)으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1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그는 "LED 산업의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흔들리고 있는 것은 서울반도체 뿐만이 아니다. 중국발 저가 상품이 몰려오며 LED 시장 자체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또한 부진한 모습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전년말 대비 50%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2일까지 16.09% 하락했다. 서울반도체와 함께 국내 LED 시장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루멘스는 지난해 30.20% 내렸고 올해도 15.89% 하락세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예 올해 들어 루멘스에 대한 리포트 자체가 끊긴 상태다.

이외에 루미마이크로의 주가는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3년 연속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우리이엔엘 또한 2년 연속 약세다.

◆ 희망 있지만 확인 필요해

대한민국 LED 회사들은 이렇게 고사하는 것일까. 좋은 소식들은 분명 있다. 다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6월 이후 산업자원부는 LED시스템조명 2.0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2년 시작된 1단계 LED시스템조명기술 개발사업의 후속 사업이다. 오는 2018년 중반까지 3년간 총 180억원 규모의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중국 LED 업체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중단된다는 소식도 있다. 중국은 그간 LED 업체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적인 인정은 없었지만 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 자체는 그간 중국이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행해진 조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연초에 이러한 행위가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WTO 규정을 위반해 국제 무역 분쟁을 초래한다는 판단에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급 및 세제 혜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할수가 없다는 점이다.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하면 그간 보조금을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위이기에 중국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보조금 지급 중단이 사실이라면 국내 LED 종목들에게는 확실히 수혜가 될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지급 중단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 LED 업체들의 생산능력 증설 축소로 이어져 글로벌 LED 수급 상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는 국내 LED 업체들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시간은 필요하다. 보조금 지급 중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가격 경쟁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혜용 애널리스트는 "보조금 지원 중단 소식이 들려온 이후 실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LED 칩 부문의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반면, 패키징 부문은 여전히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간의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패키징 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화되는 가격경쟁 속에서 그간 활성화 되지 못하던 LED 시장의 문은 드디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LED주들은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한채 고사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 속에서 국내 LED회사들이 생존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