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면세점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별들의 전쟁이 치열하다. 롯데그룹과 SK그룹, 신세계그룹, 두산그룹 등 재계 4성(四星)이 각사별 장점을 내세워 치열한 여론전을 펼친다. 특허권은 올 연말 만료되는 SK워커힐(11월26일), 롯데 소공점(12월2일), 롯데 월드타워점(12월31일) 등 3곳이다.
신세계와 두산은 올해 만료되는 신규 면세점의 운영권 획득을 노리고 있고 SK네트웍스는 SK워커힐을 수성하면서 덩달아 동대문에 새로운 신규면세점 특허권을 따는 데 주력한다. 반면 롯데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지키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금으로썬 누가 우위를 점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차지하려는 각 그룹의 강점과 약점을 꼽았다.
◆롯데, 35년 노하우… 형제의 난·독과점 논란 약점
롯데그룹은 35년간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면세점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세계 3위권에 이를 정도로 보세운영부문에선 절대 강자다.
실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각각 1조9763억원, 6000억원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이중 소공점은 단일 매장으론 세계 최고의 매출을 자랑한다.
향후 투자규모와 상생 계획도 공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알짜' 스타트업(초기벤처기업)을 육성하는 투자법인 '롯데 엑셀러레이터'(가칭)를 설립하고 사재 100억원을 포함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생 2020'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연간 1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상생 2020은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 등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아들인 신동주·동빈 형제가 형제의 난을 벌이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부도 추스르지 못하는데 면세점 운영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냐는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것. 여기에 친일기업 논란에 독과점 논란까지 더해져 롯데면세점 수성 가능성을 흔들고 있다. 롯데는 지난 7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면세점 매출 2조5600억원을 올려 국내 면세점 시장점유율 50.1%를 차지했다.
◆신세계, 거대 유통채널 보유… 교통혼란·중복투자 걸림돌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등 대형 유통채널을 강점으로 내세워 면세점사업권에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에 2개의 면세점을 운영중이고 인천(1개)에도 새로운 면세점을 오픈할 계획이어서 보세운영 부문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신세계디에프는 향후 5년간 매출 10조원, 경제 부가가치 7조5000억원을 창출하고 14만명의 고용을 유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또 도심면세특구 개발로 도심관광을 활성화시켜 외국인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700만명으로 늘림으로써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후보지는 남대문 본점 신관지역을 꼽았다. 본점 신관 8층부터 14층, 메사빌딩 7개층(3~7층, 10~11층)을 면세점으로 꾸미고 내년에 개장할 신축호텔과 지난 3월 인수한 SC은행 제일지점 건물 등 신세계타운 내 모든 건물을 다각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체 면적의 3분의 1인 1만200㎡(메사빌딩)에는 '국산의 힘' 센터를 설치, 국산 신선상품과 'K-푸드'를 육성한다. 이어 신세계 청년창업 지원센터를 별도로 마련해 청년 패션디자인 창업가를 발굴할 예정이다. 또 본점 신관 11층과 12층은 '중소기업 전용층'으로 특화시켜 전체 판매공간의 최대 40%를 중소기업제품 매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아킬레스건은 기존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중복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교통 혼잡 및 주차장 부지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이 많다. 여기에 서울시내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SK, 워커힐 지키고 동대문 따내고
SK네트웍스는 23년간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만약 동대문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 오는 2020년 누적 매출 8조7000억원, 경제유발효과 7조원, 고용창출효과 6만7000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투자비 중 면세점 구축과 운영 자금을 제외한 2400억원을 지역경제 활성화에 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후보지는 10~13층 총 1만6259㎡(4918평) 규모의 동대문 케레스타를 선택했다. 서울 도심에서 유일하게 건물 지상층에 33대의 대형버스 주차장을 자체 보유해 교통부문의 불편을 해소했다.
또 업계 최고 수준인 전체 매장의 50%를 K-패션관, K-라이프관, K-키드관 등 국산품 전용 매장으로 구성했으며 이중 75%를 중소기업 제품 공간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동대문의 관광인프라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오는 2020년엔 1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면세점업계에선 경쟁사(롯데)가 1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비해 SK네트웍스는 2700억원 매출에 그쳤고 면세사업장으로 거론된 케레스타도 임대건물로 언제든 소유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그동안의 보세운영 경험에 비해 매출 성장세가 더디다는 의미다.
◆두산, 두타 앞세워 "동대문 첫 면세점"
두산은 동대문의 '랜드마크'인 두산타워를 전면에 내세워 보세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후보지는 연면적 1만7000㎡(5만6000평) 규모이며 만약 사업권을 획득하면 동대문을 '패션과 한국 관광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단도 설립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 사재 100억원과 두산그룹 100억원 총 200억원의 자금을 출연, 동대문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재단은 동대문 싱크탱크로서 동대문지역 발전 모델을 개발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또 면세점 영업이익 최소 10%는 사회에 환원할 것을 공약했다. 두산이 전망하는 영업이익은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으로 5년간 최소 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내리막길이고 신용등급도 하락해 면세사업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단 한차례도 면세사업을 운영한 적이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각 그룹이 근본적으로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는데, 향후 핵심은 단점을 얼마나 보완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사실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