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뜨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군 택시업계 카풀 반대파업을 지켜보면서 동남아시아 승차공유서비스 ‘그랩’(Grab)이 떠올랐다.

지난해 여름 베트남 호찌민에서 본 초록색 스쿠터와 헬멧의 그랩맨들은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그랩바이크와 그랩택시를 이용해 보니 편리하고 가격도 일반택시에 비해 저렴했다. 베트남인은 물론 관광객이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현재 그랩서비스는 베트남 등 동남아 8개국에 진출했고 베트남은 30만여명의 오토바이와 승용차 운전자가 참여 중이라고 알려졌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1월 그랩과 제휴를 맺고 베트남 총알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e커머스가 훨씬 발달한 한국에서는 그랩, 우버 등과 같은 승차공유사업이 불법이다. 관련업계 반발로 규제가 풀리지 않아서다. 그랩의 아시아권 영토확장을 보며 빅체인지의 타이밍을 놓친 채 서로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

다음은 '츠타야'다.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던 서점이 변신한 츠타야는 생활과 취미용품, 전자제품, 여행, 숙박 등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판매하는 공간’이 됐다. 일본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는 “츠타야는 감성과 취향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츠타야는 작은 대여점으로 시작해 현재 일본 내 1400개 매장을 갖춘 국민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나고야 공항에서 츠타야를 봤을 때 “아, 이래서 츠타야! 츠타야! 하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매장의 공간구성이 전통서점과는 많이 달랐고 고객을 세밀히 연구하고 잘 읽었다는 게 보였다.

그랩과 츠타야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 '취향 저격'이다. 상품은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잘 읽고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해 고객이 찾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로 치자면 일부만 바꾸는 ‘페이스 리프트’(Face Lift)가 아니라 전체를 확 바꾸는 ‘모델 체인지’가 돼야 한다.

둘째는 컬래버레이션이다. IT·빅데이터 등과 접목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서비스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상품, 플랫폼,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 이업종(異業種)과의 공격적인 협업도 필요하다.

끝으로 디테일이다. 작지만 강한 힘은 결국 디테일에서 나온다. 상품기획, 마케팅은 물론 세심한 고객서비스가 좋아야 빛을 발하고 오래 간다. 시인 구상의 <새해>라는 시의 끝부분이 떠오른다. “이제 새로운 내가 서슴없이 맞는 새해. 나의 생애 최고의 성실로서 꽃 피울 새해여.”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8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