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KB국민은행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국민은행 노조는 성과급 300% 지급, 페이밴드 폐지, 임금피크제 연장 등에 이견을 보이며 1차 총파업을 단행했다. 2차 총파업은 오는 30일부터 3일간 예고했다. 이 기간이 설 연휴 전인 것을 고려하면 고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의 총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평균 연봉 9000만원대 직장인들이 돈을 더 받겠다고 벌인 파업에 기득권 귀족노조의 욕심이라는 날선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3분기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4조5122억원으로 총이익의 90%를 차지한다. 우리은행 4조1972억원, 신한은행 4조1289억원, KEB하나은행 3조9252억원, 농협은행 3조8355억원과 비교해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익이 커진 만큼 성과급도 늘었다. 국민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급여는 9100만원으로 지난해 최대 1200만원의 성과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허인 은행장이 “성과급 300%를 지급한다”고 밝혀 성과급 잔치가 예상된다.

역설적으로 이번 파업은 은행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지난 1차 총파업에서 국민은행은 직원 3분의 1이 자리를 비웠지만 영업일선에 큰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아 거점점포 411곳을 열었고 고객은 인터넷·모바일과 자동화기기(ATM)에서 정상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받았다. 인력 중심의 오랜 영업시스템이 디지털금융 시대에 낡은 모델임을 방증한 셈이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점포는 2015년 9월 말 5126개에서 지난해 9월 말 4708개로 418개(8.2%) 감소했다. 최근 3년 사이 점포수가 늘어난 은행은 한 곳도 없다. 은행별로 적게는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 줄었다.

금융당국도 국민은행의 파업을 국가적 손실로 지목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은행이 국민경제의 핵심 인프라인 점을 고려하면 개인의 금융거래와 기업의 영업활동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총파업으로 리딩뱅크 이미지가 실추됐고 ‘평생 든든한 금융파트너’가 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은 생채기를 남겼다. 

4차 산업시대, 핀테크(금융+IT)기술이 은행원을 대체해 더이상 고객들은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다. 세계 곳곳에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이 급성장하며 은행을 위협한다. 

디지털금융 환경에 비대한 조직·인력구조를 내세운 총파업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3000만 고객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국민은행 노사의 빠른 화합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6호(2018년 1월22~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