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사진=뉴스1 박세연 기자 |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정보사이트 차단이 표현의 자유침해·사생활검열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합법적 성인물은 차단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1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어제(1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차단한 사이트 895건 중 776건이 도박사이트"라며 "합법적인 성인영상물은 차단 대상이 아니다. 정부가 이용자 데이터 패킷을 가로채는 등의 통신 감청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12일 보안접속(https)이나 우회접속 방식으로 유통되는 해외서버 기반 음란·도박·저작권 위반 사이트를 SNI(서버네임인디케이션) 기술을 통해 차단한다고 발표했다. https 인증과정에서 오가는 SNI 정보로 불법사이트 접속 여부를 확인, 암호화하기 전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https 방식에서는 데이터 패킷 암호화 이전 해당 서버가 맞는지 한차례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 정보가 SNI 정보다.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어 법집행력 확보와 피해 방지효과를 기대 중이다.
방송·통신서비스 심의를 담당하는 민간기구인 방심위가 사이트 차단을 결정하면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인터넷서비스 회사들이 사이트 차단을 실행한다. 이 경우 해당 사이트는 경고문구가 아닌 블랙아웃(암전) 상태로 표시된다.
그러나 정부 방침이 공개되자 이용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이용자 데이터 패킷을 가로챌 수 있어 국가 차원의 사생활 검열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합법적 성인동영상 등도 차단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https 차단 정책'에 반대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고 이날 오후 1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날 방통위는 이 같은 우려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삼석 위원은 "불법영상물, 도박사이트, 저작권위반사이트를 차단하면서 정부가 입맛에 따라 국민들을 감시하려 한다는 걱정이 있다"며 "정부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흐름을 보려는 게 아니라 설정정보를 보고 단순히 접속을 차단하는 것이다. 통신감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김재영 정책국장도 "보안접속 차단이 인터넷 검열 수단이라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표현의 자유 침해와도 관계가 없는 것이 차단 대상은 명백히 불법서비스다. 합법적인 성인물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허욱 위원은 "핵심은 불법정보를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도 엄연히 존재한다"며 "불법정보를 유통하는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그 뒤에 숨는 행위를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불법적 내용을 담은 서버를 차단한다고 해도 그중 합법적 콘텐츠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까지 차단되지 않도록 잘 살펴봐야 한다"며 "그러나 완전히 불법적인 내용들은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홍보를 잘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