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종익 기자
/사진=뉴시스 이종익 기자
연초부터 산업현장에 안전사고가 속출하면서 안전불감증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잇단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30분쯤 당진공장에서 50대 외주 노동자 이모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씨는 컨베이어벨트의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동료 3명과 함께 현장에 들어갔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빨려 들어가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 대전공장에서도 지난 14일 폭발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이다. 소방당국은 천무 로켓추진체에서 연료를 빼내는 작업 도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역시 지난달 18일 울산 울주군 온산제련소에서 협력업체 근로자가 사다리차량 작업중 굴뚝으로 접근하다 40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문제는 이들 사업장에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한 사례가 여러차례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2017년 12월 근로자 주모씨가 설비 정기보수를 하던 중 갑자기 작동한 설비에 끼여 숨지는 등 2007년부터 올해까지 30여명의 근로자가 각종 사고로 숨진 바 있다.


한화 대전공장은 지난해 5월29일에도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다 폭발이 발생해 5명이 숨졌다. 이번 사고까지 합하면 불과 9개월 사이에 총 8명이 사망한 셈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는 2016년 6월 설비 보수공사 중 황산 누출로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사망했고 2015년 2공장에서는 협력업체 소속 50대 근로자가 난간에서 아연말을 투입하는 작업을 하던 중 약 15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할때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과 종합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각 기업들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하지만 되풀이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재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모두 제거하는 완전무결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각종 위법 행위는 현행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하고 공장 가동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선 사업주의 비용에 의존하는 산재예방예산에 정부의 투자분을 늘리고 책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기업살인법 도입’을 도입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현재 근로자 산업재해 예방예산은 전적으로 사업주가 납부하는 산재보험기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산재예방기금의 3% 미만인 정부의 책임을 3% 이상으로 증액시켜 이를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재투자 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의 조직도 산재예방국과 보상국을 분리하고 현재 인원의 2배 이상 증원함은 물론 지방고용노동청의 주요 업무도 실업극복과 함께 산업재해예방에도 관심을 갖도록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속적인 중대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영국 등에서 운용하는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시 연간 매출액의 2.5~10%까지 벌금을 부과하고 사업주를 살인에 준해 처벌할 수 있는 ‘기업살인법’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근로자는 없어야 하며 정부와 사업주, 근로자는 산업재해 감소가 그 무엇보다 최우선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