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한별 기자 |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바로 개통됩니다.”
지난 8월1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을 사전구입한 A씨는 단말기 개통이 시작된 20일 새 스마트폰 개통을 진행하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지난 금요일 스마트폰 매장에서 불법보조금을 받고 단말기를 받아와 개통일인 20일만 기다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10 사전판매분 개통이 시작된 20일부터 하루 넘게 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A씨는 “처음에는 기다리면 되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점점 포기하고 싶어진다”며 “어쩌다가 소비자가 불법판매상에게 휘둘리는 처지가 됐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1일 휴대폰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단말기 개통을 최대 9월까지 연기한다는 안내글이 등장하는 모습이다. A씨처럼 단말기를 수령한 사람도 제품을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불법보조금을 받은 입장이기 때문에 업체에 큰소리 치지도 못하고 답답하기만 하다”며 “일도 손에 안잡히고 기력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갤럭시노트10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사전판매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추산 10일간 갤럭시노트10을 사전구입한 사람은 13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불법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대리점으로부터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당했고 일부는 하루 넘게 개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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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통3사가 대리점에 제공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에서 발생했다. 이통3사는 대리점에 스마트폰 가입자를 유치할 때마다 수십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 일부 대리점은 이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페이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갤럭시노트10의 경우 장려금 규모는 물론 공시지원금도 책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판매를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유통망에서는 마치 공시지원금과 장려금이 정해진 것처럼 무분별하게 가입자를 모집했다. 그런데 이통3사가 당초 알려진 80만원 수준보다 적은 6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고 알려지면서 계약을 일방 취소하는 대리점이 속출했다. 일부 업자들은 “정책이 좋아지고 있으니 믿어달라”며 소비자에게 개통을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갤럭시노트10이 10만원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이통3사의 2분기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아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불법보조금은 물론 공시지원금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최종판매가를 확정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대리점 못지 않게 이통사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을 취소한 B씨(37)는 “이통사가 사전예약을 해지하는 대리점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아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피해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보고 있다. 소비자가 가장 약자인 시장은 통신시장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럴거면 사전판매, 사전예약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