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회된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과 맞물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부진한 가운데 주가연계증권(ELS)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과거처럼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기상환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LS는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일정 수준의 리스크는 감안해야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ELS변액보험이다. 증권의 ELS상품과 달리 10년 만기 장기 상품이어서 악재가 자주 터질수록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ELS변액보험은 2014년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올 상반기를 제외하면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았다. 이슈가 잦았던 H지수를 비롯해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 등도 흔들린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흐름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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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변액, 증권상품과 차이는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ELS변액펀드 순자산액은 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9월 초(1조2000억원)보다 36% 증가했다. 저금리기조로 은퇴자산 불리기가 어려워진 시점에서 ELS변액보험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느는 추세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형태로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보험상품이다. ELS변액보험은 변액자산을 ELS에 투자한 상품을 말한다.

ELS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의 수치에 연계한 상품으로 기초자산을 설정해 놓고 만기까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받는 금융상품이다.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군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2~4개의 기초자산이 설정된다.

증권사의 ELS 만기는 통상 3년이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할 경우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조기상환이 빨리 이뤄질수록 투자 사이클이 빨라져 같은 기간 동안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 시점이 애매하다고 판단되면 잠시 숨을 고른 뒤 재투자에 나서도 돼 탄력적 운용이 가능하다.


반면 ELS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장기상품이다. 가입 초기에는 사업비 부과비율이 높아 중도해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단 보험상품인 만큼 사망보장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 금융상품과 다르다.

이 상품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ELS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인데 상환이 이뤄지면 자동으로 재투자되는 방식이다. 고객이 투자시점을 정할 수 없는 만큼 악재가 최소한으로 발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연평균 5% 수익내기도 어려워

일반적으로 2~4개의 기초자산을 설정해 놓는다. 증권사 ELS 상품의 기초자산별 발행액은 올 7월 누적 유로스톡스50이 41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38조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33조원, 닛케이225 20조원 순이었다. 코스피200은 10조원에 불과해 글로벌자산 편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중 유로스톡스50이나 S&P500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H지수는 수익을 내기 위한 자산에 해당된다.

이런 측면에서 ELS변액보험 가입자는 다소 씁쓸한 상황이다. ELS변액보험이 본격 출시된 이후부터 글로벌 지수는 잠잠한 날이 없었다.

5년 이상 운용된 펀드 46개 중 수익률이 25%를 넘긴 상품은 고작 17개로 37%에 불과하다. 펀드 절반 이상이 연 평균 5%를 넘기기도 힘들었다는 얘기다. 변액보험은 가입초기 사업비율이 높아 1년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지만 5년이 넘어가면서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ELS변액보험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2013년 첫 상품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KB생명(2014년), 하나생명(2018년)이 시장이 뛰어들었다.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한 시점은 2014년부터다.


홍콩사태에 불안한 'ELS변액보험'

◆반복된 글로벌 악재

ELS 시장은 2015~2016년 고비를 맞았다. H지수 급락으로 증권사들은 대규모 ELS 운용손실을 입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발행감축 자율규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 말 해제됐다. 증권사들도 ELS 발행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고 생보사 중에서는 하나생명이 상품 개발 막바지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H지수가 2018년 들어 또 다시 하락세를 보이자 과거 트라우마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H지수는 지난해 초 1만3000선까지 올랐지만 12월에는 1만선이 무너졌다. 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유로스톡스50도 미중 무역분쟁 및 당시 이탈리아 예산안 이슈 등으로 지수가 떨어져 투자자들도 조기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도 악재가 터졌다. 최근 철회되기는 했지만 송환법 반대 시위와 맞물려 H지수가 또 다시 1만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한일 분쟁으로 닛케이225 역시 변동성이 확대돼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환이 마무리된 일반 ELS 투자자는 재투자 시점을 고민할 여력이 있지만 ELS변액보험 가입자는 뉴스를 보는 방법밖에 없다.

올 상반기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글로벌지수 호조로 조기상환이 크게 늘었다. 중위험형 상품인 만큼 단기상품 가입자는 미소를 지은 시기였지만 ELS변액보험은 10년 장기상품인 만큼 단기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ELS는 3년 만기지만 조기환급이 자주 발생할수록 유리해 운용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ELS변액보험은 장기상품인 만큼 관리능력이 부족할 경우 불완전판매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금만 ELS에 투자하고 수익금은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거나 수익금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 등 상품 라인업 다양화로 지수하락에 대한 방어장치를 마련했다”며 “보험은 장기품인 만큼 단기간 이슈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0호(2019년 9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