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사상 처음 마이너스(-) 0%대를 기록했지만 자산(부동산 등)가격 조정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지난 27일 한은 기자단 워크숍에서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 주제 강연을 통해 "1990년대 이후 주요국에서 나타난 물가하락기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많은 국가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경우 단기에 상승 전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가격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 현상은 일부 국가(일본 등)에 국한됐다"며 "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디플레이션이라고 봐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등 자산가격 조정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하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물가하락기를 자산가격 조정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로 나눠서 분석한 결과, 자산가격이 조정됐던 시기의 물가하락은 품목별로 빠르게 확산됐고 성장률 둔화를 수반했다. 반면 자산가격이 조정되지 않은 시기의 물가하락은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했고 성장률에도 큰 영향이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과 2009년 일본과 1998년 홍콩처럼 부동산 가격 폭락을 동반한 물가하락이 외환, 금융 위기에 나타나면 성장률 둔화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국장은 "자산가격 조정이 있을 때 물가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에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고, 성장률이 조금 낮아진 수준이 아닌 매우 많이 낮아져야 디플레이션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