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세 번째 출근길에서 노조와의 대화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사진=뉴시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노동조합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윤 행장은 16일 오전 본점 출근을 시도했다가 노조의 저지로 또다시 발길을 돌렸다. 벌써 14일째다. 
이날 노조원 100여명은 미리 나눠 가진 마스크를 끼고 대화에 응하지 않았고 김형선 노조위원장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노조는 '정부와 청와대는 윤종원 뒤에 숨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발길은 돌린 윤 행장은 "국민과 직원들, 중소기업 고객 중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은행을 위해서라도 빨리 잘 풀었으면 좋겠다"며 "노조와의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은은 이달 중순 임직원 인사를 한번에 하는 '원샷인사'를 진행했으나 노조의 출근저지로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이에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하기 앞서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이달 중 인사발령을 낼 예정이다.

기은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상반기 인사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휴·복직을 계획하고 있는 일부 직원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이번 인사발령의 취지"라고 밝혔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은 재무부 재무정책국 사무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의 큰 뿌리인 '포용적 성장', '혁신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하는 바가 없다.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며 윤 행장의 임명은 적절했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노조가 대통령에게까지 반기를 들며 출근 저지 투쟁을 장기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조성됐다는 시각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