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노조원 100여명은 미리 나눠 가진 마스크를 끼고 대화에 응하지 않았고 김형선 노조위원장도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노조는 '정부와 청와대는 윤종원 뒤에 숨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발길은 돌린 윤 행장은 "국민과 직원들, 중소기업 고객 중에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은행을 위해서라도 빨리 잘 풀었으면 좋겠다"며 "노조와의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은은 이달 중순 임직원 인사를 한번에 하는 '원샷인사'를 진행했으나 노조의 출근저지로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이에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하기 앞서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이달 중 인사발령을 낼 예정이다.
기은 관계자는 "여러 사정으로 상반기 인사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휴·복직을 계획하고 있는 일부 직원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이번 인사발령의 취지"라고 밝혔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은 재무부 재무정책국 사무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금융권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의 큰 뿌리인 '포용적 성장', '혁신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업은행의 핵심 역할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하는 바가 없다.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며 윤 행장의 임명은 적절했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이후 노조가 대통령에게까지 반기를 들며 출근 저지 투쟁을 장기화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조성됐다는 시각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