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전 서구 한국투자증권PB센터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고객 10명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서 1억여원을 무단으로 인출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이외에도 고수익 투자를 유도해 고객 33명으로부터 투자금 13억여원을 가로챘다가 적발돼 1심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건을 개인 직원의 일탈로 몰아가며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PB 개인이 고객 돈을 횡령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외부에서 현금으로 몰래 받지 않는 이상 지점서 횡령 자체가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구축한 전산시스템이 허술하지 않다”며 “자체 감사실에서 직원들의 이상거래를 모니터링하는 등 PB가 고객돈을 횡령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각 증권사마다 철저한 감사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횡령사건이 일어나기가 매우 힘든 구조”라며 “지점에 감사를 나갈 때는 검찰 압수수색처럼 높은 강도의 감사를 진행한다. 요즘 같은 전산시스템에선 PB가 고객 돈을 횡령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드러날 때마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보다 숨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일부 PB들의 고객돈 횡령 사고를 개인의 일탈로 돌려 무마해온 사례들이 대표적으로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PB뿐 아니라 금융기관에 대한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고객돈을 현금으로 받지 않는 이상 횡령은 회사 자체의 감사 시스템이 뚫린 것일 수도 있다”며 “고객돈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금융기관의 처벌을 강화해서 금융기관 스스로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직원들의 횡령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한다. 이번 횡령사건과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 공금을 횡령한 사건이 아닌 PB 개인의 사적 거래의 사건”이라면서 “고객들이 맡긴 돈을 횡령해서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여 해당 P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기에는 증권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가 않다. 실제로 증권사 직원이 고객의 입출금을 대행하면서 CMA에서 예금을 무단 인출, 횡령사건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일부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다수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