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9일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가 합법이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도심에서 타다 차량이 운행하는 모습. /사진=뉴스1

1년 넘게 여론을 뜨겁게 달군 ‘타다’ 논란이 일단락됐다. 추후 논란의 빌미는 여전하지만 사법부의 판단대로 타다가 계속 도로를 달리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겨우내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던 타다도 기지개를 켜며 사세 확장과 투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2월19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와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쏘카, VCNC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대표 등을 여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스마트폰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형태의 사실상 택시운영을 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특히 이 대표는 자동차대여사업자인 쏘카를 경영하면서 법률상 허용하지 않은 유상여객혐의를 받았다. 이에 타다는 ‘정원 11인승 이상 15인 이하의 승합차를 빌릴 때는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다’는 여객법 예외조항을 근거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맞섰다.

법원은 타다가 합법인 이유를 설명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타다를 유죄로 선고하면 ‘죄형법정주의원칙’(법률이 범죄로 규정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에 어긋난다. 또 타다는 국토교통부와 협의 과정에서 위법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주고 타다를 이용하는 것은 시장의 선택”이라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1년 끌던 타다 논란 일단락

법원으로부터 무죄가 선고되자 타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웅 대표는 자신의 SNS에 사진과 함께 “타다는 무죄고 혁신은 미래다”고 언급하며 “혁신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간이 왔다”는 글을 올리며 자축했다.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택시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5일 공소심의위원회를 통해 “타다 영업의 실질적인 내용이 유상 여객운송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관련 범행에 대한 고의도 인정된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아직 여객법 개정안이 남아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회가 사실상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동안 1심 선고대로 타다의 확장세에 제동을 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타다와 택시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2월 택시단체가 타다를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택시업계는 단체 파업도 불사하며 타다 서비스에 격하게 반대했다. 갈등이 고조되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해 7월 플랫폼 운송사업자에게 택시면허권을 인수하라는 내용의 조정안을 제시하면서도 타다의 영업방식을 제외했다. 국토부는 타다의 영업형태를 변경한 뒤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타다의 완강한 반대에 힘을 잃었다.
타다는 3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정부의 조정안을 무시하고 ‘운행차량을 1만대까지 증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택시업계와 정부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양측은 4개월간 법정에서 공방전을 벌였다. 이재웅 대표는 SNS를 통해 끝없이 불만을 제기했고 택시업계가 이에 대응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국회도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법 개정안을 내놓으며 타다를 궁지로 몰아세웠다.

◆타다, 계속 달리려면…

하지만 타다의 영업활동이 무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특히 국토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타다와 택시업계 간 상생안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여객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모빌리티산업을 인정하는 대신 차량 대수가 제한되며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금’을 내야 한다. 즉 개정안 자체가 타다의 영업형태가 불법이라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법안이기 때문에 무죄판결을 받은 현재 성립할 수 없다.

반면 타다는 날개를 달았다. 모빌리티업계는 타다가 오는 4월1일 쏘카와 법인 분할을 전후해 ‘1만대 증차’ 계획 추진과 투자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재웅 대표는 지난달 21일 “타다 회원가입과 타다 프리미엄에 참여하겠다는 개인 신청이 최고 기록을 세웠다”며 “타다 어시스트와 프리미엄 기사(드라이버)의 수익을 증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타다 측에 따르면 무죄선고 직후 타다 가입 문의 건수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아직 구체적인 증차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다가 택시면허를 바탕에 둔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확장을 모색 중인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타다는 택시기사와 업계를 포섭하기 위해 타다 프리미엄에 신규 가입하는 드라이버에게는 500만원의 차량교체 지원금과 3개월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2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타다’ 불법 운영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재웅 쏘카 대표가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나오면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타다는 그간 지지부진하던 투자유치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2일 쏘카는 타다와의 법인 분할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기업 분할은 사업부문의 핵심역량을 제고하고 투자유치 확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확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업계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외국 벤처캐피털이 타다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지만 택시업계의 갈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며 “사법당국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데다 기업 분할이 완료되면 투자 유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타다가 탄탄대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처우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현재와 같은 방식대로 근로자의 권리를 외면한다면 내부 반발 때문에 운행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현재 타다 기사는 본사의 관리감독을 받으면서도 인력 알선업체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등록돼 근로자의 권리를 누릴 수 없는 실정이다.

타다 드라이버 A씨는 “엄밀하게 따지면 타다 소속이 아니고 프리랜서기 때문에 4대보험은커녕 유급휴식도 없다”며 “최근에는 평가 방식도 강화돼 자칫하면 운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드라이버 사이에 불만이 상당하다. 물론 드라이버 처우 개선은 얘기는 아직 없다”고 귀띔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4호(2020년 3월3일~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