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시공능력 톱3의 대림산업은 지난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8년 플랜트부문 적자로 임직원 1700명의 최대 2개월 무급휴직이라는 뼈아픈 결정과 지난해 이해욱 회장이 승진함에 따라 ‘오너 3세 경영’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대림산업은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배원복 대표는 취임 6개월여 동안 갖은 환경적 변화를 겪었다. 아파트 분양사업은 정부의 대출·세금 규제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마저 강화돼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란 분쟁, 트럼프 리스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업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시기 업계 3위 대림산업의 수장을 맡은 배 대표는 그동안 준비한 미국 사업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한편 하도급업체와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돼온 ‘상생’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경영목표와 기업가치를 제시했다. 배 대표는 ‘머니S’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려운 시기지만 해외사업을 확장해 올해 매출 10조8000억원, 신규수주 10조9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하고 상생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주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주가 저평가 상황도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프로필]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 ▲1961년생(만58세) ▲1984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졸업 ▲1984 LG전자 오디오사업부 ▲2001 LG전자 MC사업본부 상무 ▲2008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부사장) ▲2010 LG전자 MC사업본부 글로벌상품전략담당 ▲2012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센터 센터장(부사장) ▲2018 대림오토바이 대표이사 ▲2019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2019.10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문 대표이사
◆영업이익 개선 ‘리스크 관리’ 때문
지난해 주택경기와 건설업계 해외수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대림산업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배 대표는 “수익성이 높은 선별적 수주에 집중하고 건설사업 전부문에 걸쳐 원가율 개선을 이룬 것이 높은 영업이익률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 진행 노하우와 직원들의 노력으로 원가 혁신을 이룬 것이 이익으로 돌아왔다”고 지난해 실적을 평가했다. 무리하게 수주 외형에 매달리기보다 수익성이 보장된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안정적 경영을 한 것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택사업 환경이 악화됐는데도 관련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아파트 분양에만 한정하지 않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배 대표는 “국내 주택의 공급물량 감소가 예상되고 사업환경이 악화됐지만 비주거 상품의 수주와 디벨로퍼로 자체 개발사업을 성장시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1조원 증가한 23조2000억원 규모로 건설업계에 힘이 되고 있다. 배 대표는 “대림이 경쟁력을 가진 도로, 철도 구축에 예산이 집중돼 사업 발주계획을 모니터링하고 수주를 늘리는 게 중요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석유화학사업 ‘노크’
대림산업은 최근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북미 석유화학산업 진출을 시도해왔다. 2017년 미국 에탄크래커(셰일가스를 이용해 생산한 에틸렌) 공장 인수를 실패한 후에도 2018년 태국 석유화학회사와 함께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에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크레이튼(Kraton)사의 사업부를 인수했다.
배 대표는 “북미지역은 저가 원재료와 안정적인 수요처를 보유해 석유화학사업을 하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전략이 됐다”며 “다만 대규모 투자라서 리스크 체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쯤엔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플랜트사업의 빅마켓이던 중동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배 대표는 “예전보다 발주 규모가 줄어들었고 수주의 기회가 제한됐다”며 “대림은 미국, 러시아, 동남아의 영업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 기업으로 존립이 목표”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임금 미지급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림산업의 ‘상생협력’ 방안은 눈길을 끈다. 대림산업은 최근 공정한 하도급거래 문화 확립에 주력, 공정거래위원회가 배포한 표준 하도급계약서를 100% 적용하고 건설업계 최초로 ‘선계약-후보증’ 프로세스로 변경했다. 서면 교부 의무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현장의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정규직 안전관리자도 확보했다. 지난해 개관한 ‘안전체험학교’는 국제표준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배 대표는 “협력회사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업계 최고 수준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협력회사의 성장이 곧 대림의 경쟁력 강화라는 철학으로 단편적 지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체질강화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윤리적 경영’을 최고의 기업가치로 꼽았다. 그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존립하려면 그에 맞는 기본과 원칙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와 경영진만이 아닌 직원 모두가 각자의 원칙을 실천하고 자율적,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면 글로벌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게 배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5호(2020년 3월10~1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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