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가 뭐길래
요소수는 말 그대로 요소(urea, 尿素)의 수용액이다. 이른바 ‘화장실 냄새’를 유발하는 암모니아에서 화학변화한 성분에 물을 섞은 것일 뿐이지만 최근 관심이 늘어난 배경은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때문이다.
‘유로X’는 유럽연합(EU)이 정한 유해가스 배출기준으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기준이 엄격해진다. 2011년 유로5 환경규제가 시행됐고 2015년엔 더 깐깐해진 유로6가 등장했다. 현재는 실주행조건에 초점을 맞춘 유로6 D 규정이 시행 중이다.
유로5는 배출가스의 입자상물질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종류와 배출량에 초점을 맞췄다. 연료소비와 배출가스가 많은 대형트럭은 이때부터 SCR(선택적환원촉매)장치를 적용했고 승용차 등은 질소산화물(NOx)에 초점을 맞춘 유로6부터 쓰기 시작했다. SCR은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한다.
SCR장치는 이론상 질소산화물을 99% 이상 제거할 수 있지만 그만큼 요소수 소모량도 함께 늘어난다. 도로를 돌아다녀야 하는 자동차는 무한정 요소수 탱크를 늘릴 수 없어 일반 승용차 기준으로는 80% 이상의 질소산화물을 저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지난 7일 환경부가 배출가스 관련 조작이 확인된 메르세데스-벤츠에 7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SCR장치와 관련이 있다. 특정 조건에서 요소수 분사량을 줄인 탓에 질소산화물이 배출기준의 13배나 초과 발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CR장치가 부착된 차가 요소수양이 부족할 경우 운행이 제한되도록 설계되는 만큼 소비자 편익을 고려해 특정 조건에서 분사량을 줄였다고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
질소와 산소가 결합한 화합물인 질소산화물(NOx)은 미세먼지를 유발하고 비에 섞여 내릴 경우 토양을 오염시키는 등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두 원소는 평소엔 떨어져 있지만 자동차 엔진이나 보일러, 소각장처럼 높은 온도에서 결합하며 새로운 물질로 다시 태어난다.
온도를 낮춰 일정 부분 발생량을 줄일 수 있지만 연소효율이 떨어지는 등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촉매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화학 분해하는 SCR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 시스템의 핵심 환원제가 요소수다.결국 환경 기준 강화가 요소수시장 확대를 가져왔다.
1강-다중 시장… 파이 계속 커진다
5월14일 환경부와 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요소수 판매량은 2011년(1410만8257리터)과 비교해 14.5배나 성장했다. 본격적으로 수요가 늘기 시작한 2015년(6251만5596리터)보다도 3배 이상 늘었다.
관련업계에선 판매금액 기준 시장규모가 2015년 200억~300억원(추정)에서 올해 1000억~1500억원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올해 SCR시스템을 장착한 차종이 트럭이 18만대, 버스 8만대, 승용 4만대 등 3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으로 환경규제가 점점 더 강화되는 만큼 요소수시장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젤차가 꾸준히 팔리는가 하면 선박과 공장처럼 요소수가 필요한 곳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입장벽이 낮은 품목이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해당 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12년 전 시작한 현 롯데정밀화학(전 삼성정밀화학)이 유일했으나 현재 50여곳을 넘어섰다. 업계 1위인 롯데정밀화학의 점유율도 2016년 70%쯤에서 현재는 50%까지 낮아졌다. 그럼에도 전체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며 시장이 달아오르는 중이다.
이처럼 시장의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등 물류업체도 요소수 유통에 뛰어든 지 오래다.
이제는 품질관리로 승부… 트럭시장 노려라
요소수시장은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직접 만드는 업체가 늘어나는 건 물론 해외에서 수입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 표준규격 ISO 22241에 따르면 요소수의 요소함량은 32.5%며 60.5%의 탈이온수(정제수의 일종)를 쓰도록 정해졌다. 제품관련 인증사항도 2015년 30건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60여건이나 된다.
롯데정밀화학 등 주요업체는 신공정 도입과 함께 사후 품질관리에 투자를 이어가며 차별점을 앞세우는 중이다. 같은 프로세스로 제품을 만들어도 보관을 어떻게 하느냐가 품질차이로 이어지고 제품불량은 값비싼 SCR장치를 망가뜨릴 수 있다. 똑같이 인증을 받았더라도 기준을 훨씬 웃도는 ‘고품질 제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관과 사용이 편리하도록 용기 디자인을 바꾸고 관련 도구를 제공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승용 디젤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점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 중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대형화물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연간 요소수 소모량이 90배나 되고 중소형선박도 SCR장치가 장착된다”면서 “앞으로 요소수분야는 승용보다 상용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5호(2020년 5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