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척은 사안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을 직무 집행에서 배제하는 일이다. 보유주식을 처분 못 한 사례로 제척사유가 발생해 금통위원이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위원의 이날 제척 신청은 아직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금통위 의결에 참여하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공직자윤리법은 재산공개 대상자가 보유한 주식이 3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1개월 내 이를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거나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은 측은 "조 위원이 인사혁신처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 보유 주식에 대한 직무연관성 심사를 청구했으나 그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통화정책방향 의결에서 제척됐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불리는 최측근으로 현 정부의 첫 주미대사를 거친 후 지난달 21일 신임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조 위원이 취임 후 첫 금통위 회의에 불참한 사유로 '코스닥 3개 종목'이 등장하면서 눈길을 끈다.
지난 28일 기준 올해 1월 관보 기준으로 봤을 때 조 위원은 SGA(에스지에이) 74만588주, 선광 6000주, 쏠리드 9만6500주 등의 코스닥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종목으로는 팬오션 4000주, 삼성생명 17주, BNK금융지주 7000주, 기아차 1000주, LG디스플레이 400주 등도 보유했다. 이중 금융회사 등 5곳의 주식은 금통위원 취임과 함께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이 팔지 못한 비금융 중소기업 주식 중 코스닥 주식은 SGA 74만588주, 선광 6000주, 쏠리드가 9만6500주 등이다. 이들 주식은 지난 3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증시 충격으로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주식 수가 많아 한꺼번에 매도하기 어려운 상태다.
금융권에선 조 위원이 다음 금통위에 참여할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보유 주식을 전부 처분해야 금통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과 코스닥 종목은 거래량이 없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2018년 5월 취임한 임지원 금통위원도 JP모건 주식 약 8억원 상당을 보유한 상태에서 그해 7월 금통위 정례회의에 참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금통위는 이해 상충 관련성을 찾기 힘들다고 보고 제척 결정을 하지 않았지만 임 위원은 이후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