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민준 기자
글로벌 방송시장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약진이 거침없다. 업계 독보적인 1위 업체인 넷플릭스 외에도 미국 디즈니, 워너미디어 등이 잇따라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시하며 해외시장은 물론 한국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토종 OTT 기업들도 합종연횡과 동맹을 통해 새판을 짜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공룡 OTT 플랫폼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한국시장 넘보는 외산 OTT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시장 규모는 2014년 1926억원에서 연평균 26.3%씩 성장해 올해 780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OTT 이용률도 2017년 36.1%에서 2019년 52%로 1.4배 증가해 한국인 2명 중 1명은 OTT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업체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유료 구독자 수가 1억8800만명에 달하는 독보적인 1위의 저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 사용자 수(MAU, 안드로이드OS 활성사용자 기준)는 479만459명으로 전년 동월(177만3902명) 대비 170%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국내 최대 OTT이자 국내시장 2위 업체인 웨이브도 월간 사용자 수가 117만372명에서 295만6987명으로 152% 늘었으나 넷플릭스와의 사용자 수 격차는 60만명에서 183만명으로 오히려 더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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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넷플릭스 외에도 거대한 콘텐츠를 앞세운 미국 플랫폼 업체들이 잇따라 OTT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워너미디어는 ‘HBO맥스’로 미국에서 OTT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금은 월 14.99달러로 넷플릭스(12.99달러)에 비해 다소 높지만 한국에서도 유명한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밴드오브브라더스’, 영화 ‘해리포터’, 시트콤 ‘프렌즈’ 등 킬러 콘텐츠를 대거 보유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5년까지 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예정이며 출시국가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업체인 애플도 지난해 애플TV플러스를 선보였다.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내로라하는 헐리우드 콘텐츠업체들을 보유한 월트 디즈니 역시 ‘디즈니플러스’로 OTT시장 석권을 노린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출시국가를 점차 확대 중이며 한국에도 내년께 상륙이 점쳐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나 애니메이션 등 마니아층을 거느린 대형 콘텐츠를 보유한 만큼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면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해야

막강한 콘텐츠를 앞세운 OTT들의 등장에 국내 업계도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웨이브는 올해 600억원의 콘텐츠 제작 투자를 포함해 2023년까지 콘텐츠에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CJ ENM는 JTBC와 양사가 지적재산권(IP)를 보유한 콘텐츠 통합서비스하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티빙을 기반으로 통합 OTT 플랫폼을 가동키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는 해외 OTT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콘텐츠에 투자한 금액은 120억달러(약 13조원)로 추정된다. 올해는 오리지널 제작 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HBO맥스는 콘텐츠 강화에 내년까지 2년간 20억달러(2조3974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디즈니 플러스도 2024년까지 최대 100억달러(11조9850억원) 가량을 콘텐츠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 토종 OTT가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콘텐츠 분야에 현재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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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급변하는 국내 OTT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막강한 콘텐츠가 국내 OTT기업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내 OTT 기업은 기존 방송콘텐츠 위주의 OTT 서비스보다 자체 콘텐츠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과 언택트 확산으로 OTT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OTT 시장 진출에 맞서 자체 콘텐츠 개발과 플랫폼 연합, 새로운 서비스 제공 등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규 호서대학교 뉴미디어학과 교수는 “한국은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 자체는 탁월하지만 자금력이 떨어진다”며 “미국이 글로벌 OTT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엄청난 자금을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변 교수는 이어 “결국 글로벌 OTT 업체와의 경쟁에서 토종 OTT 업체들이 살아남으려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자금여력이 대기업 등 플랫폼 업체들이 콘텐츠 투자에도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