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할인 개시… 왜?
편의점 창고에 쌓여가던 일본 아사히 맥주가 다시 매대에 등장했다. 세븐일레븐은 6월부터 아사히 맥주를 ‘4캔 1만원’ 할인 품목에 다시 포함해 판매키로 했다. 주요 편의점들이 할인 행사에서 모든 일본 주류를 제외한 지 10개월 만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맹점에 아사히 맥주 재고가 많이 남았는데 재고의 유통기한이 임박했다”며 “아사히 맥주를 공식 행사 품목으로 지정해달라는 점주들의 의견이 꾸준히 있었고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S·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본사는 2019년 8월 일본 맥주에 대한 ‘4캔 1만원’ 행사를 중단했다.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일본 맥주를 팔지도 못하고 반품하지도 못하게 된 점주들은 재고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왔던 게 사실이다.
본사가 반품 처리를 받아주지 않자 일부 점주는 자체적으로 ‘재고떨이’에 나서기도 했다. 지역 영업담당자(FC)와 협의해 점포별 판매가를 조정, 일본 맥주를 할인 판매한 것. 하지만 세븐일레븐처럼 본사가 나서서 할인행사를 주도한 경우는 없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3월에도 일본산 맥주 7종의 판매가를 평균 45% 인하한 바 있다.
일본색 지운 유통업계
반면 불매운동을 이어가는 기업도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지난해 불매운동이 시작되자 곧바로 일본산 원료를 국내산이나 제3국산으로 대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일본산 원료 비중이 0.1%만 되더라도 자칫 불매운동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뚜기는 즉석밥 ‘맛있는 오뚜기밥’의 전체 용기 물량 가운데 5%가량을 차지하는 일본산 용기를 국산으로 교체했다. 동원F&B도 즉석밥 포장 단계에서 부패 방지 역할을 하는 산소흡수제의 국산 비중을 늘렸다.
치즈와 가공유 등을 생산하는 우유업계도 일본산 원료 사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매일유업은 커피맛 우유 등 가공유에 들어가는 일본산 향신료를 싱가포르 등 제3국 제품으로 교체했다. 서울우유는 일본 치즈 브랜드 QBB와 계약을 파기하고 수입 유통을 중단키로 했다.
업계는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나 비용 부담을 감수하면서 원료 국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소비자의 반발과 국민정서를 고려한 선제적 조치다. 불매운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극소량의 원재료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 되자 원료 국산화에 나서게 됐다”며 “처음엔 소비자들의 눈치만 살피며 선뜻 발을 들이지 않던 업체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불매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9호(2020년 6월16~2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