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등하나.. 전세난 예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50주 연속 올랐다. 누적 상승률은 3.09%.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1.73% 오르는 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집값이 오르면 전셋값이 시세를 따라 오르는데 이런 현상은 정부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주택담보대출을 막고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는 상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집을 살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반대로 전세의 경우 한도가 높은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이율이 더 낮아져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비율(전세가율)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 기준 전세가율은 올 1월 57.2%에서 지난달 57.6%로 0.4%포인트 올랐다.
통상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금을 활용한 갭투자가 횡행한다. 갭투자로 인해 매매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 다시 전셋값도 오르는 악순환이다.
전세 최대의 뇌관 '갭투자'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전월세 보호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임대인이 마음대로 재계약을 거절할 수 없고 임대료 인상률도 제한하는 법안이다. 더 나아가 전월세계약 자체를 매매계약처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해 정부가 시세와 임대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법안도 추진되고 있다.일각에선 집주인들이 법 개정 전 전셋값을 폭등시키는 전세 대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정부가 임대차계약 갱신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1989년 전후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988년 7.01%에서 1989년 29.60%, 1990년 23.65% 뛰었다. 1991년 4.75%로 안정세를 찾는 데 2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지나치다는 주장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980~1990년대에는 집주인이 3개월이나 6개월만 임대하고 중간에 퇴거를 요구해도 세입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데다 시세의 개념이 지금보다 약했다"며 "전세난이 올 경우 약간의 우려가 되지만 전셋값을 터무니없이 올린 집이 쉽게 계약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갭투자는 전세가 있는 한 필연적인 매매방식인데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 문제다.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산 다주택자에게 임대소득세 과세를 강화하는 방법이 유용하지만 결국 이 비용만큼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셋값을 낮추는 근본적인 대안은 결국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면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