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에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는 메세지를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했다./뉴스1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아직 살려고만 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쌍용차에 대해 내놓은 발언이다. 최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등진 상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조만간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2019년부터 진행해 온 임원 급여 삭감, 노동자 상여금 반납, 노동자 복지혜택 축소,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자칭 ‘경영쇄신안’은 이날(17일) 이동걸 회장으로부터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쌍용차는 경영쇄신안을 근거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에 문제가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지원 대상이 아니다"며 "다만 7월 만기되는 900억원 차입금은 협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해부터 '경영쇄산안'을 이행하고 있지만 이동걸 회장의 메세지로 추가 자구안 마련이 불가피해졌다./사진=뉴스1

쌍용차, 인건비 높다


쌍용차의 인건비(노무비, 복리후생비)는 동종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의 인건는 2011년 2082억원에서 2019년 5465억원으로 2.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직원 수(정규직, 비정규직)는 4318명에서 5003명으로 1.2배 증가했다. 직원 1명당 평균 연봉은 2011년 5400만원에서 지난해 8600만원으로 3200만원 뛰었다. 게다가 쌍용차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1.9년이다.
쌍용차의 평균연봉은 현대차(인당 9600만원)보다 1000만원 적고, 기아차(인당 8600만원)과 같다. 2019년 기준 현대차의 매출액(연결기준)은 105조7464억원, 기아차는 58조1459억원, 쌍용차는 3조6238억원이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비해 인건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는 2019년 9월엔 복지 축소, 12월엔 임금 삭감, 2020년 4월엔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이에 올해 1분기 쌍용차 직원의 1명당 평균 임금은 1600만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추가적인 임금삭감이 없을 경우 올해 연봉은 6400만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보다 26% 감소하게 되는 셈이다.

실적 감소폭은 더욱 크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에만 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13분기 연속 적자 속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올해 5월 누적 자동차 판매량은 3만1109대로 전년동기대비 4만7731대보다 34.8% 감소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신차를 내놓겠다고 하지만 이미 상품경쟁력은 약화됐다”며 “결국 쌍용차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인력 구조조정이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인건비는 현대차, 기아차와 비슷할만큼 높은 편이다./사진=뉴스1

두산그룹 매각, 르노삼성 희망퇴직도 압박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점도 쌍용차엔 압박이 되고 있다. 쌍용차는 서울 구로동 서비스센터와 부산 물류센터 부지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했을 뿐이다. 동종업체인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과거 경영위기 당시 희망퇴직을 시행했던 점도 산업은행이 눈 여겨 봤을 가능성도 있다.
2012년 르노삼성차는 적자 구조를 없애기 위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최근에도 상시 희망퇴직을 받는 중이다. 2018년엔 한국GM도 군산공장 철수와 정부 지원 등을 앞두고 대규모 희망퇴직에 돌입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쌍용차는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묘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임금삭감, 구조조정이다"고 전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부터 복지 중단 및 축소, 인건비 절감을 비롯해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